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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Jan 25. 2023

좋아하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것

쉽지 않은 인간관계

좋아하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것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행동보다는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함으로써 그 관계가 더 잘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행동이 나를 좀 더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과연 어떤 행동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좀 더 가깝게 할 수 있을까.


아니, 나의 어떤 행동으로 인하여 상대방과의 관계가 그나마 잘 유지될 수 있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인간관계는 절대로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간혹 '내가 이만큼 노력했는데...' (나도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라고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가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원하기 때문에, 오로지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일 뿐이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상대방을 위하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방과 부딪히다 보면 언제나(혹은 대부분) 이런 말로 메아리쳐서 돌아오게 된다. 


"누가 하래?" 


내가 원해서지 상대방이 시켜서 하는 행동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한 나만의 공식 값의 결과로 인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옷깃이 스치면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옷깃이 스치지 위해서는 두 사람이 굉장히 가까운 위치에 서있어야만 한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되고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나와 A라는 사람과의 거리가 B라는 사람과의 거리가 결코 같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절대적인 공식 값은 있을 수가 없다.


이런 관계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하는 건 사람과 사람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리는 절대적이라기보다는 굉장히 유동일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줄어들 수도, 유지될 수도, 혹은 늘어질 수도 있다.


상대방이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행동한다. 이것은 내가 내린 결론에 의한 움직임이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행동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움직임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에게 싫어하는 게 뭔지 매번 물어볼 수는 없다. 아무리 상대방이 좋아하기 때문에 움직인 내 마음이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내가 내린 결론에 의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무작정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 기준을 잡고서 대화를 시작하다 보면 물과 기름의 부딪힘만 가득할 것이다. 물과 기름이 담긴 용기를 백날 흔들어 봤자 지저분한 기포만 생길 뿐 섞이진 않는다.


사실 정답은 없다. 오래전 내가 스스로에게 내린 결론이다. 상대방에게 같은 행동을 해도, 통할 때도 통하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사람 마음이 매번 같을 수가 있겠나 싶다. 


인간과 인간은 서로의 마음이 융화 | emulsion 될 수 있는 시간이 언제나 필요하다. 단축키도, 치트키도 없다. 인간관계는 어려우면서도 즐거운, 때로는 힘든 관계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다가 없으면 허전한 게 인간관계가 아닐까.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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