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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Mar 12. 2021

오랜만

한 달이 지났다

오랜만이다.


서울 올라가는 기차를 타고

마지막 글을 올린 지 거의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올리던 글도 잠시 쉬어가야 했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작품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작업이었기에 기쁜 마음에 작품 의뢰를 받았는데 시간 계산을 생각하지 못했다.

책상 한편에 쌓여만 가는 작업량을 견디지 못하고 며칠째 과부하에 걸린 상황이다.

마감일은 바로 코앞이거나 이미 지난 것도 있다.


심지어 학교 강의도 나가야 한다.


나는 현대음악 작곡가이고, 동시에 교육자다.

지난 학기에 비해서 강의가 늘었다.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조금 버거운 상황이다.


물론 돈을 싫어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나에게는 돈 보다도 중요한 것이 음악이자 교육이다.


나는 행복한 음악가이다.

이런 나의 기분을 교육을 통해서 전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것,

그 이상의 기쁨이 또 있을까 싶지만,

물론 나에게는 기분 좋은 스트레스인 건 맞지만,

물론 맞긴 하는데...

진도는 나가지 않고 쌓여만 가는 작업량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요즘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한주의 시작을 알리던 그 흔한 월요일은 온데간데없고

어느덧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볼일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금요일의 밤기차 안에 있다.


돌아가면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고

다음 주의 강의 준비가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겠지만

밀린 작업량이 하루빨리 완성되기를 바라면서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 밤도 길어지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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