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읽은 것들

솔직함에 대해. 책<파워풀>

by 양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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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지는 건 어렵다. 진실은 가시 돋친 공과 비슷해서 던지는 순간 누군가는 불편해진다. 특히 예의와 도덕을 강조하고, 눈치 사회라 불리는 한국에서 솔직해지는 건 더 어렵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솔직해지기 위해 개인의 불편과 사회의 불편 모두와 마주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은 전쟁터다. 한 번의 잘못된 판단도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당장의 생존이 문제인 상황에서 우리가 필요한 건 달콤하지만 공허한 말일까, 아니면 쓰지만 솔직한 조언일까. 리더가 어리석은 판단을 내렸을 때, "역시 사장님 다운 현명한 판단이십니다."라는 말해줄 사람이 필요할까. "이번 선택에 우려되는 지점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해줄 사람이 필요할까. 답은 너무도 자명하다.

넷플릭스 문화의 핵심은 자유와 책임이며, 그 배경에 솔직함이 있다. 회사 내 위치와 상관없이 다들 할 말은 해야 한다. 누구라도 틀릴 수 있으며 누구에게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또한 회사의 가치와 목표가 내부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며, 구성원들은 이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다들 가장 낯설게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솔직함 문화라고 한다. 나름 자기표현이 강한 미국에서도 저런 반응이 나올 정도면 아마 한국 사람에게는 신세계처럼 느껴질듯하다.

복잡한 세상에서 완벽한 정답은 없다. 최선의 정답만 있을 뿐이다. 그 최선의 정답에 다가가려면 치열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이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 모두가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솔직함이라는 약간의 불편함이 성장의 과정으로 인식될 수 있다.

나는 토론에 익숙하지 않고, 솔직하지도 못하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성격이라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해야 할 말도 하지 못할 때는 가끔 답답하다. 솔직하지 못함은 얕은 관계는 유지해주지만, 깊은 관계에는 독이 된다는 사실도 깨닫는 요즘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인 듯하다. 솔직한 의견 표현이 결국 성장과 연결되는 것이라면 피할 이유가 없다. 넷플릭스의 기업문화가 그 증거다. 물론 어떤 솔직함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게 솔직함은 실보다 득이 많을 듯하다. 솔직한 내 의견을 가장 친절한 형식에 담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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