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완벽한 대상을 찾는다. 커리어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본인에게 딱 맞고, 상상만해도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열정의 배신>의 저자는 그런 생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좋아하는 일이 어딘가에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현재를 부정하게끔하여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좋아하는 일은 지난한 의식적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일에 대한 동기부여의 3요소는 자율성, 능숙성, 관계성이었다. 앞의 세 가지에 일을 좋아하는지 그 여부와 관련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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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이 좋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잘해야 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남들과 차별화된 커리어 자산을 쌓는다는 의미다.어떤 일로 남에게 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잘해지면, 스스로 일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일에 대해 누군가에게 간섭받을 필요 없으며, 자기 나름의 루틴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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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보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선진화된 조직 문화 또한 비슷한 맥락인 듯 하다. 실력이 있으니까 그런 문화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일 뿐 문화만 따라 한다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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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일에 대한 사명감 또한 생긴다. 저자는 이를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과정에 비유한다. 책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에 따르면, 창의적 아이디어는 A와 B 분야 각각 최첨단 수준의 지식이 결합할 때 탄생한다.
예를 들어 왕갈비 통닭은 왕갈비와 통닭 모두 잘 만드는 사람이 만들 때 바로소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지 둘다 못만드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사명감 또한 어떤 일의 최첨단 수준에 서야 비로소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더 이상 "가슴 뛰는 일"이라는 걸 찾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온 길의 결론도 비슷한 것 같다. 여러 분야의 공부든 운동이든 비슷했다. 뭐든지 처음 배울 때는 재밌지만 결국 차별화된 실력을 가지는 과정은 재미없고 지루하고, 짜증나기까지했다. 그러한 노력에 지쳐 다른 분야에 간다고 한들 또 비슷한 피로감과 마주하게될 뿐이었다. 역시 중요한 건 과정이다. 한 분야를 얼른 고를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