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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나눈다 <책, 공간은 경험이다>

by 양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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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의 역사는 분업과 전문화의 역사다. 그리고 그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기술 발전은 각 분야가 더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을 더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닌 사람을 대체하거나,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다. 또는 더 나은 기계가 기존의 기계를 대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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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에서 온·오프라인도 예외가 아니다. 그간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판 이유는 판매할 곳이 오프라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이 구매 유도와 구매 경험 모두를 책임져야 하다 보니 둘 간의 이해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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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게 하지 않으면 구매할 가능성이 작으니 고객의 만족스런 구매 경험을 통한 관계 맺기는 뒷전이었다. 세일즈 담당자들은 정보를 독점하여 쉽게 선을 넘고 거짓말을 했다. 그 극명한 사례가 과거 두타 옷팔이와 용산 용팔이를 비롯한 계산기 빌런들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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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터넷과 플랫폼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통해 오프라인은 비로소 판매에서 해방돼 경험이라는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점원들은 고객을 감언이설로 꾀어낼 유인이 적다. 당장 한 개를 팔기 위해 거짓말을 하다간 나쁜 소문이 퍼져 장사를 접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오프라인에서의 좋은 경험을 관계를 맺고 디지털을 통해 구매유도가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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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간은 경험이다>는 경험에 집중한 오프라인 스토어들의 이야기를 한다. 한국 사례도 종종 등장해 책을 읽고 나서는 직접 경험하러 가기도 좋다. 저자가 강조하는 경험매개체로써 공간의 조건은 4가지다. 1) 공간의 연결 2) 사람의 연결 3) 오감의 연결 4)온·오프라인 연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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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온·오프라인의 연결에서는 각각의 장점에 집중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낸 사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업이 이뤄지는지 참고할만하다. 대표적으로 나이키는 오프라인 매장내의 가상 시뮬레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제품을 착용하고 달려볼 수 있다. 또한 트레이닝 어플을 통해 사람들의 운동을 독려하며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트레이닝 코스를 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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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 추천 코너를 만들었고, 안경점 와비파커는 방문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측정한 시력을 홈페이지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하여 온라인 구매를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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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단계별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요도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두 가지를 결합해야한다. 오프라인만으로도 온라인만으로도 완벽하지 않다. 굳이 한 곳에 얽메일 필요 없이 각각의 장점을 취해야한다. 물론 언젠가 VR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더 오프라인스러운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도 있는 노릇이겠지만, 당장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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