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읽은 것들

빅데이터의 솔직함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 책 : 모두 거짓말을 한다>

by 양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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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 는 구글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 따르면 빅데이터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빅데이터는 1) 새로운 유형의 정보를 담고 있고 2) 솔직하며 3) 작은 집단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4) 인과성을 검증 가능하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책이 주목한 빅데이터의 강점은 '솔직함'이었다.

정말이지 요즘 사람들이 가장 솔직해지는 곳은 구글 검색창이다. 일기장에 쓰지 못하는 말도, 주변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구글에게는 한다. 이러한 솔직함은 빅데이터의 큰 강점이다. 솔직함은 기존의 견해를 반박하여 새로운 논의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때로 세상을 바꾼다. 솔직함의 내용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그 사례로 책에 소개된 인종차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의 백인들은 흑인을 차별한다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기존 학자들은 이에 대해 차별을 만드는 건 백인의 무의식적 편견이라 설명하지만, 저자는 앞의 견해와 다른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구글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nigger'라는 인종차별 단어는 오바마의 당선 일에 검색량이 증가했고,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지지율과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지닌 단어였다. 이는 차별 인식이 무의식적이 아닌 의식적인 것이며,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저자는 앞의 사실과 관련하여 더 많은 연구가 마땅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유사한 결론이 공론화된다면, 미국에서 적극적인 차별 개선 정책을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방법론을 한국에 적용해도 유의미한 결론들이 나올 것 같다. 지역감정, 남녀 차별, 인종차별에 대해 네이버 또는 구글의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본다면, 이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는 앞의 주제들에 대해 단순한 감정싸움에서 나아가 더욱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는 분명 세상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변화'라는 단어는 가치중립적이다. 그 자체로 긍정 또는 부정의 의미를 담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빅데이터가 불러올 결과는 극단적으로 나뉠 수 있다. 빅데이터의 솔직함은 어떤 집단의 부당한 차별을 개선할 수도 있고. 혹은 어느 개인의 내밀한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어서 빨리 데이터 사용 윤리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문화는 느리게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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