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결핍? 모성결핍?(2)
그는 여자친구 얘기뿐만 아니라 자기 집안 사정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는 스타일이다.
나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통해
자서전 한 편은 나올 정도였다.
그는 어려서 엄마와 떨어져 할머니 손에 자랐고
엄마의 정을 느낄 시간이 많이 없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단순히 자신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는,
정말 쓸데없는 말까지 덧붙였으니까.
가끔 여자 꼬시려고 자신의 과거나 성장과정에 대해
구슬프게 포장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와 나는 그런 사이는 아니었고
그런 추파에 넘어갈 만큼 순진한 나이도 아니기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어디 더 얘기해 보라는 마음도 있었다.
내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나는 유아기의 결핍에 공감하는 체
계속 맞장구를 치다 궁금해졌다.
정말 가슴과 애정결핍은 관계가 있을까?
그러나 알아본 결과 반전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거다.
프로이트는 유아기의 구강기적 욕구
충족 여부와 성인기의 성적 취향을 연결 지었다.
그러나 이를 현대 심리학에서 보편적인 인과관계로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오히려 최근 래리영의 연구결과를 보면
자세히 언급된다.
여성이 젖을 물림으로 인해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어
아이와의 애착형성을 돕는데,
이는 꼭 아기에 의함이 아닌
성인 남성이 여성의 가슴을 애무함으로 인해
옥시토신이 증가해 여성의 애착을 증가시킨다고 말이다.
단순히 가슴이 큰 게 좋아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파트너와의 유대감, 애착을 증가시키기 위해
무의식에서 내린 명령에 따른 행동이었던 것이다.
이성을 유혹함에 있어
종종 자신의 취향이나 행동에
그럴싸한 서사를 붙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냥 본능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의 복잡한 과거사와 취향의 이유는
결국 과학 앞에서 한 줄로 정리되어 버렸다.
본. 능.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던
결핍투성이 남녀의 끝도 다가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