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넌 필요없어.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지금까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나는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녀가 곧 사라지겠구나.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그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고
역시나 몇개월 내에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끝을 예상한 건
2년 간의 시간을 그의 집에서 먹고 자고 하고 살던 그녀가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였던 것 같다.
몸뚱이 밖에 없는 여자가 선택하는
그나마 차악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던 걸까?
그녀는 멀리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며칠씩 다녀오곤 했다.
가끔 그를 데리고 가는 것 같기는 했으나
그 빈도는 점점 늘어갔고
기존에 한다던 일도 접어버렸다.
그러다 드디어 그 날이 오고 말았다.
"우리 조금만 떨어져 있자."
내가 예언처럼 중얼거린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대로 그녀를 기다려준다고 했다.
본인 말로는 그녀가 타인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고
외모가 뛰어나다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그정도로 뛰어난 외모의 여성이 그정도로 타인에게
싫은 소리를 안하는 건 원하는 게 있을 때 아니면 없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의 말로는 그녀가 미래를 위해 대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댄다.
전공이 뭐냐고 물었다.
학업을 이어가는 건 좋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는 생각보다 많다.
30대 초반.
학교를 다니기엔 절대로 적지 않은 나이다.
이 나이에 브런치 작가를 하겠다고 글을 쓰는 내가 할 말은 아니다.
나는 어느정도 벌어놓은 늦은 나이에 그림작가부터
글 작가까지 꿈꾸며 시간을 쓰고 있는 케이스다.
그러나, 보통 저 나이에 새로운 직업을 얻고자
학교를 다시 가는 경우란 한정적이다.
평생 일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자격증이나 전문직이 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녀가 선택한 전공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내 직감은 더더욱 굳어졌다.
그녀는 탈피를 한 것이다.
그에게 기생하며 그를 파먹고 자신의 번데기 껍질을 벗겨낸 것이다.
그녀는 보잘것 없는, 생각보다는 아름답지 않은 모습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그녀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나비였겠지.
그렇게 보아야만, 그렇게 생각해야만 덜 고통스럽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그가 쏟아부은 시간과 살같을 맞대어 외로움을 녹여낸 시간들.
추억이라 부르며 살아갈 시간을 버텨낼 양분이 될 것이다.
비록 그게 그녀가 벗어놓고 간
기생충 번데기의 껍데기 일 뿐이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