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소개팅을 하거나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나는 그때그때 먹고 싶은 음식이 달라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없지만 먹고 싶은 빈도가 높은 음식 삼대장이 있으니 바로 순살 치킨, 제육볶음, 떡볶이이다. 이 중에서 떡볶이는 건강과 다이어트 때문에 안 먹은 지가 꽤 되었고, 제육볶음은 치킨에 비해 파는 가게가 많이 없어서 순살 치킨을 제일 좋아한다. 순살 치킨의 단점이라고 하면 가볍게 먹기 어렵고, 혼자서 먹기에는 양이 좀 많다. 최근에 처갓집양념치킨에서 슈프림 양념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양이 많아서 다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했다. 그럴 때 순살 치킨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닭강정이다. 닭강정은 순살 치킨과 맛이 비슷해서 같은 음식 카테고리에 분류한다. 그렇지만 닭강정은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양을 판매하기 때문에 닭강정 가게가 있으면 주로 닭강정을 사 먹는다.
닭강정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닭강정 하나를 꼬치에 찍어서 입에 넣으면 닭강정이 혀에 닿으면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느껴진다. 그 양념 맛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마음이 급한 닭강정을 어금니로 굴려 보낸다. 닭강정을 전달받은 어금니는 인정사정없이 닭강정 한가운데를 아작하고 으깨버린다. 이때 ‘아작’이라는 한순간에 입 안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우선 양념이 주는 황홀함을 느끼고 조급해진 상태에서 닭강정을 씹는 순간 양념 코팅 바로 아래 있는 튀김옷의 바삭함을 탐미한다. 영어로는 ‘크리스피’라고 하는 바삭함 아래에서 곧바로 닭의 육즙이 올라오면서 육즙과 함께 바삭한 껍질 안에 있던 속살의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다. 한 번의 저작(咀嚼)과 함께 닭강정과의 탐색전이 끝나면 이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입안에서는 바삭함과 부드러움 사이사이에 소스의 달콤한 양념이 스며들면서 그 조화가 주는 쾌감을 음미한다. 닭강정의 식감과 양념을 탐욕스럽게 음미한 뒤 목구멍으로 넘기면 파티가 끝난다. 하지만 희열은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 눈앞에는 수십 개의 닭강정 군단이 대기하고 있고, 나는 이 쾌감을 질릴 때까지 음미할 수 있다. 파티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