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그냥 냅다 쓰기
3년 전, 온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만나 인연이 된 우리는
지금까지도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독서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번역가’를 꿈꾸던 나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억지로라도 책을 읽어보고자 시작했다.
사실 어릴 적부터 책과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몰라 늘 멀찍이 바라만 봤다.
책 제목만 눈여겨보다가
“책은 나와 원래 안 맞아”라고 스스로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다 번역가라는 꿈이 생기면서 책을 붙잡았고,
자연스럽게 글쓰기도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잘 써야 한다는 말이
막막했지만 일단 써보기로 했다.
글쓰기는 나와 가까운 존재가 아니었다.
엄청나게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졌다.
그저 책을 펼쳐 들고 무작정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시작에 독서모임이 큰 역할을 했다.
모임에서 만난 리더는 매번 인사이트가 담긴 질문을 건넸고,
나는 그 질문에 솔직하게, 거침없이 내 이야기를 풀어냈다.
정돈되지 않은, 어쩌면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글이었지만
그 글들은 조용히 나에게 스며들어
글쓰기를 조금씩 익숙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오래전 잠깐 품었던 꿈이 떠올랐다.
‘소설가’라는 단어.
나는 ‘귀여니’ 세대였다.
사춘기 시절, 귀여니의 소설을 보며 울고 웃었고,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소설의 뒷 이야기를 상상해서
써 내려가던 시간도 있었다.
댓글을 받으며 설레고,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기쁨도 느꼈다.
물론 지금의 내 꿈은 번역가도, 소설가도 아니다.
3년간 번역을 준비하고 데뷔까지 했지만
여러 고민 끝에 어렵게 그 길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글쓰기’를 만났다.
글쓰기는 내게 위로가 되었고, 자아를 성찰하는 도구가 되었으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은 실천이 되었다.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를 바라보게 하며,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글쓰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글쓰기.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작고 예쁜 카페에서 책을 읽고,
그 책에서 받은 감명 깊은 글을 마주하고,
내 이야기로 풀어내는
여유로운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