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역사

마무리하며

by 자청비

중국 역사책을 다 읽고 나니, 이번엔 한국 역사가 궁금해졌다.

모든 역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역사를 알고 싶어 하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지는 장면을 읽을 땐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흑백 영화 한 편이 지나갔다.

넓은 땅과 많은 인구, 그리고 수많은 혁명가들.

어쩌면 그들의 전쟁은, 너무 많은 생각과 의견이 부딪힌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중국은 앞으로 더 강대국이 될 거라고 한다.

하지만 깨닫지 못한다면,

사람들의 외침을 듣지 않는다면,

그들은 또다시 잘못된 역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



오래전 중국에서 잠시 유학하던 시절,

나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 결과, 한국인도 아닌 중국인도 아닌

묘한 중간 어딘가에 서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말만 하지 않으면 한국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만큼 중국 문화가 내 안에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또다시 충돌을 겪었다.

한국에서 중국 사람처럼 행동했을 뿐인데,

돌아온 건 따가운 눈초리와 비난이었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왜 이상하게 보였는지를.


지금 돌이켜보면 문화란 억지로 배우는 게 아니라

살면서 스며드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어릴 때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는다.


중국 현지 학교를 다닐 때,

아이들이 역사를 통째로 외우는 모습을 봤다.

역사를 주입식으로 배운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책의 마지막은 문화 대혁명이었다.

읽는 내내 분노가 치밀었다.

정말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몹쓸 일이었다.

중국 영화 ‘인생’이 생각났다.


일부 깨어 있는 중국인들은

문화 대혁명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동북공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깨어나지 못한 걸까.

안타깝고, 답답하고, 화가 났다.


“민주화를 언제까지나 지연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대국으로 굴기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왔듯이

민주화를 위한 준비도 서서히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p.261)


“중국 당국이 과연 민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만약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 시점까지

민주화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어떻게 통제해 나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p.262)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시대는 청나라였다.

드라마로 접했던 영향도 크지만,

책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다.


평화롭고 강대했던 청나라는 말기에 접어들며 엉망진창이 되었다.

아편전쟁, 신해혁명…

끝없는 내전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책을 덮으며,

이 시대에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꼈다.


청나라의 전통 의상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무협지 속에서 봤던 예스러운 옷들은 좋아한다.

중국의 차(茶) 문화도 마찬가지다.

다기와 다상이 주는 고요한 정취가 좋다.

다만 골동품은 비싸고, 사도 쓸 줄 모르는 게 문제일 뿐이다.



이 책을 마무리하며 느꼈다.

한 편의 흑백 전쟁 영화를 본 듯하면서도,

중국이라는 나라와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중국이 말하는 중국사를 벗어나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p.265)


저자의 말처럼,

우리 각자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역사를 배워야 현재를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이제야 조금은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