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SNS 속에서 중심 찾기

나만의 걸음으로

by 자청비

p51 오직 쓰기 위하여 – 천쉐

“진정으로 강인하다는 것은 아파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픔을 느끼면서도 용감하게 맞서는 것이다.

아픔이 또다시 나타나더라도 그 삶을 끌어안고 잘 살아내고자 분투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두렵다.

상처받을까 봐, 상처받고 다시 헤어 나오지 못할까 봐, 또 누군가가 나를 배신하고 뒤에서 욕할까 봐. 그래서 내 이야기가 좋은 소리던, 싫은 소리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너무 싫다.


나는 그저 책임감이 있어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할 뿐인데, 사람을 도와주는 일도 사실은 누군가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기엔 우리 가족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겉모습일 뿐이다. 우리도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남들 입에 우리 가정이나 내 이야기가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나는 여전히 어렵다.




p58 오직 쓰기 위하여 – 천쉐

“다른 이들을 곤경에서 건져내고, 사랑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사심 없는 사랑을 내주는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도 그런 사랑이 있다. 가장 깊은 어둠을 비추고 절망의 눈을 비추어 아름다운 작품이 태어나게 해주는 사랑, 그것은 바로 문학이다.”


가끔 생각한다.

나도 다른 작가들처럼 위로를 건네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대학교 입학 원서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도 엉망으로 써서 친구가 다듬어줬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정말 고마웠는데,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그 친구도 글을 특별히 잘 쓰는 편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어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도 내가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앞으로 남길 수 있는 유산이기 때문이다.

글은 나를 위한 일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 건네는 선물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p72 오직 쓰기 위하여 – 천쉐

“반드시 자신의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한순간의 성공이나 실패에 흔들리지 말자. 남들이 지름길로 가는 걸 보고 따라가려 하지 말자. 스스로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걸 잊은 채 헬기를 타고 올라가는 누군가를 보지 말자. 멀리 또 깊이 보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일시적인 명성이 아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며 나의 염원을 이뤄내고 싶다면, 한 발 한 발 성실하게 내딛으며 실현해 나가면 된다. 남들이 하는 말, 호평과 악평, 칭찬과 비평은 모두 일시적이고 모두 주관적이며 모두 ‘다른 사람의 견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견해에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심지어 자신을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 그 말이 우리가 진정으로 믿고 따르고 존경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건네는 조언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여전히 ‘나’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중이다.

아직도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남들의 평가에 흔들리곤 한다.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품어주려고 애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뭐든 괜찮았다.

밥만 잘 먹어줘도 고마웠고, 그 하루가 충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졌다. SNS가 나를 흔들어 놓았다.


그래서 여러 교육법과 활동을 수박 겉핥기처럼 시켜봤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나였다.

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함께 해야 했고, 내가 이끌어줘야 했는데 나는 그럴 만한 힘도, 여유도 없었다.


SNS 속 인플루언서들의 아이들은 엄마들의 노력으로 ‘영재’처럼 자라 있었다. 나도 열심히 하면 따라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노력은 내 삶과 맞지 않았고, 내 아이에게도 맞지 않았다.


몇 년간 흔들리고 또 중심을 잡기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90%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내려놓는 중이다.

SNS에서 말하는 교육 방식은 더 이상 보지 않는다.

나는 나대로 아이를 키울 것이고, 아이가 나중에 원망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내 삶의 방식이고, 내 상황이니까.


내가 향기세러피를 공부한다고 했을 때 조건 없이 응원해 준 사람은 동생뿐이었다.

세상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며, 나를 대단하다며 칭찬해 준 사람.

그래서 나는 굳이 알리지 않았지만, 숨기지도 않았다.


그러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우연히 아로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요즘 다 하는 건데? 수입도 별로고 굳이 왜 해?” 하는 반응을 들었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졌다.

사실 나는 응원을 바라고 있었던 거다.

그 말 한마디에서 회복되는 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나도 고민 많았다.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미래를 그려보려고 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지인이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돈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나누는 걸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나는 나누고 싶었다.

내가 가진 것이 별로 없어서, 배우고 익힌 것이라도 나누고 싶었다.


에센셜 오일 한 방울에 담긴 화학 성분,

천연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

추출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일들…

그런 것들을 하나씩 배우는 과정 그 자체가 좋았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허락된다면 공방을 차리고 함께 만들고, 가르치고, 판매도 해보고 싶다.

이 일을 하려면 내 가치관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설령 이 길을 걷지 않게 되더라도, 배움 자체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내 지식이 +1 되는 일이니까.


첫째가 욕심 많은 걸 보니 나를 닮았나 보다.

나도 소설을 제대로 한 번 써보고 싶고,

에센셜 오일도 배우고,

외국어도 배우고,

악기도 배우고 싶어 한다.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아직은 얕은 지식이지만, 언젠가는 깊이 있는 사람으로 자라고 싶다.

이번 힘든 마음을 계기로 글쓰기의 힘을 아주 조금 느꼈으니,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볼 생각이다.

무엇이 되었든, 천쉐 작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