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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칭푸르 Mar 18. 2020

중화반점

자금성의 비밀! 자금성에는 과연 몇 개의 방이 있을까?

쯔진청(紫禁城 : 자금성)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 

지금도 여행 가이드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서,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정설로 여기는 바로 그 사실?! 


‘자금성의 궁실은 모두 9999.5개이다!’ 


정말?  

자금성이 크다는 사실이야 수많은 중국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컨텐츠를 통해 어찌어찌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방(궁실)이 그렇게나 많다고?

게다가 1만 개면 1만 개이지, 왜 굳이 9999개하고도 반이라는 것일까? 

어찌하여 이러한 말이 전해지게 되었을까?

자~ 그럼 지금부터 자금성에 전해오는 전설을 통해 그 비밀을 파헤쳐 보도록 하자!

뚜둥~


자금성을 막 짓기 시작했을 무렵. 

영락황제(자금성을 지은 명나라 3대 황제)는 황실의 위엄을 내세우기 위해 자금성 내 궁실의 개수를 1만 개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나 영락이야 영락! 나님 정도 레벨이면, 집에 방이 1만개는 있어줘야지! 암~'


그렇게 1만개 방이란 지시를 내린 후 5일째 되던 날 저녁... 

깜빡 잠이든 영락황제는 꿈을 꾸게 되는데, 그 꿈에서 옥황상제를 만난다.

'오! 이것은 로또 꿈?! 그런데 뭐지? 이 양반이 이상하게 매우 화가 나 있네?' 

'아니 왜? 내가 뭘?'


궁금해진 영락황제는 옥황상제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 옥황상제님? 왜 그렇게 화가 나셨어요? 제가 뭐 잘못한 거라도….” 


그러자 옥황상제가 대답하길...

“네 이놈~ 감히 건방지게 말이야... 나랑 맞먹겠다는 거지? 우리 집 방이 딱 1만 개인데, 너도 방을 1만 개로 만들겠다고?” 


옥황상제에게 크게 혼이 난 영락황제! 

‘아, 이 영감이 단단히 삐쳤나보군. 젠장... 일단 사태부터 수습하자.’

“아이고~ 화내지 마세요~! 어찌 감히 저 같은 것이 옥황상제님의 궁전이랑 맞먹을 수 있겠어요? 애시당초 천상계와 인간계 아닙니까? 레벨이 전~~혀 달라요~! 그러니까..  화 푸세요~”


그러자 기분이 금세 풀어진 (단순한) 옥황상제! 

“정말? 진짜지?”

“아, 그럼요~ 헤헤.”


“허허허~ 그렇지, 당연히 그래야지~. 그럼 말이야. 너한테 내가 특별히 천석(天石)을 줄 테니 궁전 안에 잘 놓도록 해! 그리고 72풍수신하고, 100마리의 금수한테 부탁해서 너희 성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해봐! 그럼 너희 나라와 국민이 모두 태평할 거야! 알았지~?”


잠에서 깬 영락황제는 당장 신하인 리우뽀어원(刘伯温 : 유백온)을 불러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총명한 우리의 유백온은 황제의 맘에 쏙 드는 대답을 해주게 된다.

“그럼 우리는 9999.5개로 하도록 하죠! 그렇게 하면 옥황상제님 체면도 살려주면서 황실의 존엄성도 지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요?”

"오! 그런 얍삽.. 아니 총명한 해답을? 역시 자네는 내 최고의 신하야~"

* 리우뽀어원(刘伯温 : 유백온) : 1311~1375년. 명나라의 유명한 학자이자 문학가이며 책략가. 그는 종종 제갈량에 비유되며, 원래 남경에 있던 수도를 북경으로 천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가 세운 위대한 업적으로 인해 종종 신화화되어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1400년대 초반에 건설한 자금성의 전설에 1300년대에 유명을 달리한 그가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설은 전설일 뿐!)


이후 수년이 흘러 자금성이 완성되고, 유백온은 영락황제를 알현해 황성의 완성을 보고했다. 

이에 크게 기뻐한 황제는 친히 궁성을 둘러보며, 새집을 보며 기뻐하는데.. 

그러다 갑자기 예전에 꾼 꿈이 생각이 난 영락!

“야! 다 좋은데 말이야. 그때 꿈에서 옥황상제님이 말한 것들은 어떻게 됐지?”

“아~ 그거요? 당연히 분부대로 했지요! 제가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유백온은 우선 (지금의) 보화전의 직사각형 석조를 가리키며, 

“요게 바로 그 천석입니다. 윈롱지에스(云龙阶石 : 운룡개석)라고 하죠! 구름 사이로 승천하는 아홉 마리 용의 모습을 새겼는데요. 궁 안에서도 가장 큰 석조물입니다!”


“오~ Good! Good! 그런데 72풍수신은?”

“아 그건요, 궁의 땅속에 있는 지하수 72곳에 두었어요~. 그러면 지하에서 잡귀신들이 소란을 일으켜 궁의 풍수를 해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죠! 또 궁전의 각 지붕을 보시면 처마 끝에 유리로 된 장식품들이 있지요? 이것들이 바로 사자·천마·봉황·용 등으로 궁을 지켜줄 100마리 금수입니다!”


“오~ 최고야 최고! 그럼 말이야, 마지막으로 그 궁실 9999.5개는 어떻게 됐나?”

“예! 후정의 서쪽에 있는 사랑채를 작게 만들어 0.5개의 숫자를 채웠습니다.”

“오~ 그래? 정말 잘했다! 여봐라~ 나의 이 나이스한 신하에게 금은보화를 상으로 내리도록 하여라~.”


이렇게 해서 총명한 유백온은 황제의 명을 충실히 이행하고, 덤으로 상금까지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 

여기까지가 바로 사람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일반적인 전설인데... 

사실 여기엔 또 하나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비하인드 스토리>

황제의 명을 받아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궁전의 재료가 될 나무와 돌을 모으던 유백온은 백성의 빈곤하고 피폐한 생활을 직접 목격하면서 충격을 받고 큰 고민을 하게 된다. 

‘음, 백성은 이리도 힘들게 사는데, 황제는 황궁을 짓기 위해 저렇게 엄청난 돈을 써대는구나...’

결국! 그는 황제 몰래 설계도를 고쳐서 공사를 시작하고. 

이 때문에 9999.5개여야 할 자금성 내 궁실 수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 

이 또다른 전설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지난 1972년 건축 전문가를 자금성에 파견하여 통계를 낸 결과로는, 자금성 내 궁실은 정확히 8700개 하고도 일곱이었다고 한다. 


그럼 전설 속의 ‘반 개’는? 

자금성의 출입문인 오문을 들어서자마자 태화문 앞 광장 오른쪽의 시에흐어먼(和协门: 협화문)으로 들어가면 원화디엔(文华殿 : 문화전)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안쪽에 있는 원위엔끄어(文渊阁 : 문연각)가 그 반 개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바로 문연각 안의 서쪽에 일반적인 누각과 달리 두 기둥 사이의 거리가 다른 곳보다 공간이 좁은 곳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전설 속 ‘반 개’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원래 반 개는 없었다!”든가, “문원각의 공간이 좁아 보이지만 사실 다른 곳과 별 차이가 없다!”와 같은 여러 설이 있지만, 

어떤 것이 정확한 사실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 칭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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