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놓기
번역이라는 행위는 흔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기술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 번역은 단순한 언어적 전환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연결하려는 행위에 가깝다. 실제로 번역가의 자리에 서 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단순한 언어의 교환을 넘어서는 일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번역은 단어와 단어의 대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와 세계를 잇는 다리 놓기다. 언어는 언제나 화자 개인의 경험과 문화, 감정의 층위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번역은 단어를 맞바꾸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그 층위를 건너 전달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번역은 늘 불완전한 것 같다. ‘완벽한 전달’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번역은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 또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번역은 타인을 향한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이자, 나 자신을 끊임없이 해석해 내는 과정이 된다. 내가 아닌 타인, 나와 다른 세계를 가진 존재와 마주할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번역의 상황 속에 서게 된다. 언어는 그저 표면적 도구일 뿐, 번역의 본질은 이해 불가능성과 이해의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조건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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