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이제 나의 것이 된 엄마의 갖가지 것들이 조금씩 남아있다. 그 엄마의 것이었던 것들에는 다 꽃무늬가 있다.
한 해 한 해 지나며 그 꽃무늬들은 단조로운 색으로 가득한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중 내 가방 속 엄마의 꽃무늬 지갑 안에는 여전히 엄마가 가지고 다니던 실버교통카드가 여전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이후로 그 카드는 한 번도 세상 빛을 본 적이 없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아직도 친정 식구 그룹 채팅방에 엄마가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채팅방에 쌓이는 우리 세 자매의 네 아이의 사진과 여러 대화 옆에는 여전히 1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부엌 찬장에는 엄마가 주신 냉면 그릇이 네 개가 있다. 아무런 무늬 없는 흰색의 냉면 그릇 두 개 위에 조금 더 작은 냉면 그릇 네 개가 포개져 있다. 그 작은 네 개에는 그릇 안쪽과 바깥쪽에 핑크빛 장미가 그려져 있다. 역시 엄마가 주신 것 답다. 모든 것이 다 두 개씩이었던 신혼 시절, 엄마 아빠가 우리 집에 왔다가 칼국수를 끓여 먹는데 그걸 담을 그릇이 두 개밖에 없다는 것을 아시고 다음날 바로 가져다 주신 그릇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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