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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즈N Sep 29. 2021

시험관 진행 중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그만둬야 하나

안녕하세요, 쉬즈한의원 신촌점 신예지 원장입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아주 기쁘고 즐겁게 기꺼이 하시는 분은 사실 거의 없겠지요.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으시죠?


직장생활과 시험관 시술을 함께 진행하는 분들 중에서는 시험관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기가 어려워서 휴직이나 퇴직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시험관을 직장에 오픈하고 진행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못해서 조용히 진행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기본적인 단기요법 진행이라면 생리 3일째, 생리 2주 차에 최소 1~2회, 채취, 이식, 피검 이렇게 한 달 이내에 최소 6회 정도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이 여섯 번을 모두 연차를 사용해 일을 쉬기가 쉽지가 않으니, 새벽진료나 반차를 사용하며 진행하게 됩니다. 횟수가 적지 않다 보니 매번 빠지기가 직장에 눈치가 보이고, 스케줄 조절이 어려워 곤란한 경우도 많습니다.


직장과 시간 조율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아침 일찍 시작하는 새벽진료를 보고 직장생활 후 퇴근까지 하면 너무 피로하고 하루가 어찌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 싶기도 합니다.(직장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낮시간의 지루한 대기도 역시 진을 빼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직장생활은 상당히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시험관의 스트레스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결합되어 힘이 든 경우도 많습니다. 시험관이 여러 번 실패로 이어지게 되면 ’ 내가 스트레스 때문에 임신에 실패하나 보다 ‘ 생각되어 직장을 그만두기로 선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임신에 집중하여 몸을 만들고 시험관을 진행하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저는 바라건대, 직장생활과 시험관을 병행하고 있다면, 직장생활을 계속하시길 권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쉬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계획한 시간 내에 반드시 임신에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임신 시도를 시작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던 분들은 직장생활을 통해 1의 인풋을 넣으면 1에 가까운 아웃풋이 나오는 경험을 많이 해보셨을 것입니다. 적어도 1을 넣으면 0.5라도 결과가 나와야 할 텐데, 시험관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기회비용까지 더하여 몸을 만들고 준비할 때의 압박은 상당합니다.


시험관 한두 번 만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의 압박, 매 병원 방문과 주사, 채취, 이식 간에 드는 여러 생각과 스트레스는 오히려 ‘결과를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관은, 임신은 인풋과 아웃풋이 반드시 일치하는 과정은 아닙니다. 게다가 내가 ‘인풋’했다고 생각한 투자가 정답이 아닌 경우도 아주 많기도 합니다. 아주 흔한 예는 내 몸에 맞지 않는 과도한 보양식과 건강기능식품, 자가처방 한약재 등입니다.



둘째,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던 패턴이 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상 주어진 시간 안에서만 활동하던 패턴이 깨어지고 자유로운 시간을 사용할 때, 몸에 좋은 것만 하며 몸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남는 시간에 운동이나 몸을 만드는 치료에 힘을 쓰기보다 오히려 핸드폰 사용 등으로 수면이 뒤로 밀리고 불규칙한 생활이 되기 쉽습니다. 시험관은 좋은 난자가 좋은 내막에 착상이 되어야 하는 과정인데, 적절한 야간의 수면이 음혈을 채워 양질의 내막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생활의 패턴이 깨어지면 좋은 난자도 좋은 내막도 자라기가 어렵습니다.


셋째, 경제적인 부담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반 농담으로 환자분들에게 ‘생계는 중요합니다’라고 표현하는데, 경제적인 곤란도 역시 고가의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는데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고, 휴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험관을 들어가는 달에는 잦은 병원 진료로 인해 직장생활에서 곤란하기도 하지만, 막상 시험관을 진행하지 않고 준비만 하는 기간에는 직장생활이 임신 준비에 큰 차질을 주지는 않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직장에 출퇴근하는 생활과, 출퇴근을 위한 적절한 운동이 임신 준비에 도움을 줘서, 막상 휴직할 때 임신이 잘 되지 않았지만 직장생활 중 임신에 성공하신 분들도 계시기도 합니다. 쉬었을 때 받는 스트레스도 일할 때 받는 스트레스와 강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도 계시기도 합니다.


물론 시험관을 진행하는 동안 휴가와 휴식이 비교적 자유롭고, 임신을 서포트해주거나, 난임 휴직이 갖춰진 직장을 가지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많은 한국 여성들은 주위의 편견 등 어려운 상황 하에서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휴식이 필요한 분들도 많이 계시지요. 그래서 휴식을 가지게 된다면 정말 좋은 휴식 취하며 몸을 충전해 주세요. 이 휴식은 보약보다 더욱 몸에 달게 작용할 수 있답니다.


그렇지만 막연하게 ‘쉬면 임신이 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커리어를 놓지는 않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여성의 인생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힘든 출근을 하는, 그리고 시험관을 준비하는 모든 여성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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