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맘이 종이 위로 흘러내리면
삶의 시작은 살아보겠다고 두 손을
꽉 쥐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작가의 삶이란 이야기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며 펜을 꼭 쥐는 것이겠지
그러나 가끔은, 아주 가끔이라도
갑자기 내리는 비도 맞아보고
지나가는 바람 따라 멀리 돌아도 가보고
그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모래는 꽉 쥐면 쥘수록 손 틈새로 흘러내린다
난 나를 조금이라도 잃을까 꽉 쥐고 살다
정작 나란 사람이 누군지 잊어버린 건 아닐까
모래알갱이쯤은 놓아줘도 되었을 텐데 말이야
그래서 가끔은, 아주 가끔이라도
향기로운 커피를 책상에 올려놓고
흰 종이도 펼쳐놓고 몇 시간을 마냥
기분 좋게 있어본다면
그러다 내 안에 있던 붉은색, 노란색의
이야기를 빨간 꽃, 노란 꽃처럼 쓰고
때로는 하얗고 검은 얘기도 쓸 수 있겠지
나의 마음은 분명 무지개색일 테니
오늘의 내 마음은 어떤 색일까
물을 엎지른 듯 종이 위로 퍼져가는 푸른색
하늘색도, 바다색, 안개 같은 푸름도 있네
오늘은 그렇게 나의 푸름에 스며들 듯이
My blues on the paper,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