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Here
내가 걸어온 시간들이
셀 수 없이 많은 모래알갱이라고 한다면
오래 지난 시간은 가시 하나 없이
고운 모래가 되어 내 발을 간지럽히지
아직 풀어지지 못한 모래는
응어리가 되어 발에 걸리고
아직 곱지 못해 발 틈새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나를 붙잡네
돌아보면 보이는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는 나의 발자국
어떤 날은 날개처럼 가볍고,
어떤 날은 추처럼 무거웠나보오
드넓게 펼쳐진 한 사람의 광활한 시간의 모래
무한의 도화지 위에서 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갈 수 있을까
내 스스로 '난 정말 살았다'고 할 만큼
모래 안에 숨겨진 유리에 발을 긁히더라도
커다란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더라도
환각의 오아시스에 발이 빠지더라도
멈추지 않고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내가 남을 좇는 발자국이 아닌
아무도 걷지 않은 길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도
두려워하기보단 자랑스러워 하길
그리고 그 길을 끝까지 가는 용기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