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돌아올 집이랍니다
누가 알겠어요
내가 어떤 길을 지나왔는지
내가 무슨 색의 하늘 아래를 지났고
어떤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렸는지요
오늘의 하늘은 어여쁘네요
지난날의 빗자국은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 오늘의 발자국만 남긴 채
뒤돌아보지 않고 걸을 수 있겠어요
누가 감히 알 수 있을까요
내가 무엇을 보고 들으며 왔는지
사랑했던 것들에 잘 가라며 손을 흔들고
등을 돌린 건 쉽지 않았다는 것을요
오늘의 나는 어때 보이나요
저 푸른 하늘에 잘 어울리나요
한때는 옷을 갈아입듯 내 과거를
벗어던질 수 있다면 하고 바랬었죠
하지만 그 시간들을 딛고 올라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답니다
나를 이루는 과거는 허무는 대신
그저 존재함을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하죠
오, 신이시여. 이렇게 제 맘이 또
설레는 걸 보니 떠나야 할 때가 되었나 봐요
걱정 마요, 어디로 향하던 전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푸른 호수에 비치는 이 여인이
저의 집이라는 것을요
전 언제나 이 사람에게 돌아올 거예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나의 집이죠
오늘따라 햇살이 호수에
아름답게 내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