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내 삶은 늘 미완성일 겁니다
내가 사는 삶은 지독합니다
해는 뜨지만 햇빛을 느끼지 못하고
늘 밤이라고 말하며 창문을 닫습니다
이런 삶을 누가 살고 싶어 하겠습니까
내 삶은 항상 공중에 떠다닙니다
그래서 늘 집 안에 있으면서도
저 초록빛 들판 위에 사는 것처럼
한 곳에 맘을 붙이지 못하고 삽니다
난 언제나 이곳에 있었습니다
좁은 집 안에 겨울이 비집고 들어와도
내쫓지 않고 나의 계절이 또 왔구나 하며
자릴 내어주며 늘 있었습니다
난 늘 그렇게 존재했습니다
난 오늘도 살아있음을
먼지 묻은 거울을 보고 알았습니다
하늘에 감사인사를 했는지,
욕을 했는지는 잊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중요한 것은
당신이 지금도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합디다
난 그 말을 듣고 오는 길에
길가의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삶은 지독합니다
고독과 불안이라는 벽으로 빚은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이들의 말은
길고양이 밥으로 던져버리는 게 낫지요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고 합니다
난 수 십 년의 세월을 살았지만
쓸 만한 건 몇 줄이나 있을까요
절대 내 삶은 장편소설은 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난 시가 좋습니다
몇 글자로 사람을 울리는 시가 좋습니다
그래서 난 오늘도 시를 읽고 또 시를 하나 써
빨랫줄에 걸어놓았습니다
오늘도 난 마침표를 찍지 않았습니다
구태여 쉼표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내일의 할 말은 내일에 맡기면 됩니다
내 삶을 우편으로 부칠 일은 없으니까요
창문을 열어보니 오늘도 밤입니다
오늘의 할 말을 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가슴팍에 몇 글자 넣어놓고 누우렵니다
종이 위에 놓으면 까만 글자가 되지만
가슴에 두면 하얀 별이 되니까요
Inspired by.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2025년 12월 31일의 밤,
헌 해를 닫고 새 해를 여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