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의 기도일지라도
오늘 하루도 끝났습니다.
수많은 꿈을 꾸며 살아왔고,
수많은 별을 보며 밤을 지냈습니다만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은 적은
없었던 듯합니다.
저의 손은 뭘 그리 붙들게 많은 것인지
부끄러워 둘 데 없어서 그러는지
항상 제 주머니 안에서 허공만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입니다.
삼십여 년의 세월을 살았지만
아직 제 한 몸 하나 가누기 힘들기에
'어른'이란 이름표는 떼어내야
덜 부끄러울 듯합니다.
그러니, 하늘에 계신 미지의 누군가께서
이런 저의 누추한 기도를 듣고 계신다면
다 큰 어린아이의 그림자라도
품어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비틀대며 걸어오느라 걸어온 길이 비뚤 합니다.
제 손으로 그것을 다 가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 하늘을 가리기에 너무 작으니
대신 제 기도를 올리는데 쓰겠습니다.
대단히 가진 것 없이 살고 있습니다만,
제가 가진 것 중에 제일은 제 자신인 줄 압니다.
그러니 남은 생은 작은 손일지라도
제 자신을 돌보는 데 쓰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제 인생의 밤도 곧 오겠지요.
- 어느 밤, 하늘에 계신 누군가와
밤의 어딘가를 보내고 있을
저와 이 세상 이들의 안녕을 빌며 -
Inspired by. 'The Beggar ' of Franz gor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