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필요해요."

[영화리뷰] 내 사랑

by S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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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안쓰러우면서도 맘 속 깊이 유리바람에 맞아 깨지지 않길 바라고,
아슬아슬히 눈 위를 밟으며 가는 저 걸음에 안녕을 바라게 하는 게 있다면
그 이름은 바로 '가난한 사랑'일 것이다.

세상의 가장 땅바닥에서 엮어지는 덩굴처럼,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서
나누는 가난한 사랑. 세상 앞에선 별 볼일 없지만 서로의 앞에 서면 서로가 서로의 작은 불빛이 되어주는 사랑.

본 영화 '내 사랑'은 그런 사랑을 잘 표현했다. 그런.. 가난한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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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지었다는 영화 '내 사랑'은 외로운 섬처럼 마을 사람들과 동 떨어져 정이라곤 동전 한 닢만큼도 없는 남자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役,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도 버림을 받아 스스로 살 길을 찾고자 '에버렛'의 집으로 자초하여 가정부로 들어가고자 하는 '모디'(셀리 호킨스)役가 만나며 수채화 풍경처럼 그려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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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고달팠던 인생을 보여주듯, 그는 그를 찾아오고 말을 건네는 모든 사람을 경계했고 가정부 광고를 보고 찾아는 모디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한겨울에 갈 곳 없는 모디는 자신에게 막 대하는 그를(집에서 키우는 개보다도 못하다고 말하는 그를)참아내며 실로 겨울을 버텨내었다.

정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말이 사람의 삶에도 적용되는걸까. 늘, 겨울만 같던 삶을 살던 에버렛과 모디. 이 둘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서로라는 '봄'이.

처음엔 에버렛의 집처럼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던 두 사람 사이에 있던 벽은 그녀가 조금씩 집 안에 그려넣는 꽃, 새, 나무들의 수만큼 허물어지기 시작하며 그녀의 물감처럼 서로가 서로의 가슴 속에 번져갔으며, 가난한 사랑은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 자리하였다.

그리고 난 이 영화를 보며, 진짜 사랑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세상에 사랑은 변색되며 본질을 잃어버렸다는 말은 오늘내일의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이 뭘까? 수많은 이들이 책 속에서 말하는 사랑의 진정함은 뭘까? 사랑의 의미는 저마다의 공부법처럼 각자 내리는 정의가 다르니 가타부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사랑의 조건을 하나 붙이자면, 자신을 채워주는, 가슴의 공허함을 채워 자신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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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으로 가족에게도 외면당하고, 버림받았던 모디는 죽기 전에
에버렛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I was loved... (난 사랑받았어요)

누군가에게 버림 받았던 모디의 상처는 에버렛이 그녀를 거두며 어루만져주었고, 늘 거칠게만 살아왔던 에버렛의 인생을 모디는 옆에서 지키며 그의 인생에 작은 전등을 달아주었다.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할지라도, 많은 것을 주진 못할지라도, 서로의 빈 공간을 채워주며 그/그녀의 인생에 더는 봄이 없다고 느낄 때, 작은 전등을 달아주는 것.
그리고 가만히 시린 손을 잡아주며 아직 인생은 더 살아볼만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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