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헤쳐 나가는 것

by 다미

내가 가장 힘들어했던 건 ‘갈등’이었다.
싸우고 다시 잘 지내는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어느 순간부터 갈등은 피해야 하는 무언가가 되었다. 되도록 부딪히고 싶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예쁘게 해결하려고 애썼다. 친구들과의 관계라면 그냥 참고 넘어가는 쪽을 선택하곤 했다.


가끔은 마음을 표현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대로 받아들여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많지 않았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나는 점점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참는 쪽으로 기울었다. 오늘만 참으면 내일부터 다시 혼자 조용히 쉴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또 참았고, 그럴수록 타인이 점점 불편해졌다.


싫어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는 타인에게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도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대하는 일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 흐름대로라면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했다.


어쩌면 나는 ‘관계는 사이가 좋아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이 좋음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정말 단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 가치관이 비슷하든 달라서든, 결국엔 부딪히는 지점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모든 갈등을 피하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불가능했다.


되돌아보니, 갈등을 피했던 만큼 ‘진짜 조율하는 법’을 배울 기회도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법도 서툴렀다. 나는 참다가 한 번에 폭발해, 말없이 관계를 끊어버리고 끝내는 사람이었다. 그게 내가 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갈등을 잘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워야만, 타인이 모르고 넘은 선을 부드럽게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느 정도까지 조율이 가능한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결국 갈등을 마주해야지만 나는 나에 대해 조금씩 더 명확해진다.


혼자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진 세계에서, 나를 이해하고 지키는 방법을 익히는 일은 필수다.
갈등 앞에서 건강하게 풀어가는 방식을 갖추게 된다면, 관계는 훨씬 부드럽게 흘러갈 것이다. 그동안 믿어왔던 ‘갈등은 피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도 자연스럽게 깨질 것이다.


아직도 많이 서툴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가길 바란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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