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만 틀어도, 하다못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앱에 접속하기만 해도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알 수 있다. 그건 너무도 거리가 먼 일이라 와닿지 않을 때도 많다. 가까운 범위 안에서는 내가 접하고 있는 작은 사회들, 그 속에서도 언제나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사건은 어디서나 일어나는 법이니까.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많고 꽂히는 게 있으면 인터넷 세상을 돌면서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릴 때까지 집요하게 파는 습성이 있던 나는 생각보다 내면이 많이 복잡한 편이다. 타인에게 받는 영향을 집까지 끌고 와 이불 속에 누워 ‘그때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를 되뇌며 울었던 적도 여러 번이다. 언제나 명확히 알 수 없는 것들을 알려고 시간과 마음을 썼다.
그건 아마도, 내가 타인에 의해서 괜찮은 사람이라는 판정을 받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좋은 사람이라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그 평가가 받고 싶었다. 그랬기 때문에 남들의 행동이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렇게 살면 살수록 너무도 피곤해졌고, 내면도 갈수록 복잡해졌다. 나를 사랑하고 타인도 이해하는 쪽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나는 이상하고, 타인도 이상하다’는 결론으로 흘러가 버렸다. 피로가 쌓인 탓에, 결국 점점 사람과 접하는 것을 줄이고 혼자 있는 시간, 조용히 있는 시간을 늘리게 되었다.
사건사고가 많은 세상은 피곤하다. 사람들과 접하는 일도 점점 피곤해진다. 복잡하고 피곤한 일은 힘이 든다. 남들보다 배로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내가 단순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뉴스에는 갖은 나쁜 사건들이 나온다. 왜냐면 그것이 뉴스로 쓸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은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 늘 나오는 나쁜 사건들을 마주하는 게 싫어서 뉴스를 안보기 시작했다. 세상이 살기 어렵다는 인식이 들면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며 무의미함을 곧잘 느껴버리기 때문에.
복잡한 세상 단순하게 살자, 언젠가 이 말이 굉장히 유행을 탄 적이 있었다. 지금도 이 말을 굉장히 좋아한다. 언제나 복잡한 세상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게 나였기 때문에 단순하자고 다짐을 하곤 하니까. 내가 조금 더 단순해진다면 복잡함 속에서도 유연하게 잘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다지 예민하게도, 그다지 과하게 의미 부여할 일도 만들지 않고 나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타인과 사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그리고 세상이라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잘 살아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 단순해질 필요가 있는 것.
너무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없는 것. 너무 애를 쓸 필요가 없는 것. 그렇게 복잡함을 스스로 소화를 시켜 나갈 수 있다면 어쩌면 서서히, 조금 더 더 유쾌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