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싫어했던 겨울나기

by 다미

나는 겨울을 싫어한다.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해지는 것도 싫고, 몹시 추워 덜덜 떠느라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도 싫다. 수도가 동파될까 전전긍긍하는 것도 싫다. 그리고 무엇보다 쓸쓸하다. 내게 겨울은 늘 쓸쓸한 느낌을 준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울감도 함께 따라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추위쯤은 제법 견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로 넘어오면서는 처음으로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계절을 지나며 쌓여온 스트레스와 피로가 겹쳐서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덮어버리는 계절이니까.


싫어한다고 피할 수는 없어서 좋아해보려고도 했다. 한동안은 한겨울 저녁을 먹고 나면 매일 바깥 산책을 나갔다. 그렇게 하면 조금은 덜 우울해질까 싶어서. 덕분에 어느 정도 초연해졌다고 느꼈지만, 올겨울은 그 모든 노력이 무색하게 힘들었다.


겨울만 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한없이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잠을 자도 또 자고 싶어진다. 그래도 생활을 위해 눈을 비비고 출근한다. 마음 한켠에서는 개구리도 겨울잠을 자는데 사람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어른에게는 방학이 없다. 어린 시절 겨울 방학이면 따끈한 이불 속에서 손톱을 노랗게 물들여가며 귤을 그렇게나 까먹곤 했다. 그렇게 겨울을 났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나서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한파가 몰아쳐도 출근해야 하는 삶이 되었다. 입 밖으로는 싫다고 수백 번을 외치면서도 결국은 의무를 완수하는 날들.


겨울을 떠올리면, 싫어하는 것을 버텨내야만 좋아하는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편한 것들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어쩌면 고진감래라는 말은 이런 순간을 두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싫은 것을 감내하는 힘이 충분하지 않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 뒤에는 반드시 봄이 온다.

나는, 시간의 힘을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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