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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Oct 19. 2022

168년 역사의 리바이스가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는 방식

칩버그의 리더쉽을 통해 살펴본 리바이스의 변화


Levi Strauss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2021년 3분기 수익 및 매출을 보임

개학 시즌으로 인한 수요 증가, 최신 데님 트렌드를 찾는 소비자의 증가

많은 의류회사들이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해 영향을 받았지만, 리바이스는 다양한 제조 거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임 

2021-10-06, CNBC


대학 졸업 후 까맣게 잊고 지내던 리바이스를 다시만난 것은 작년 이맘때 CNBC를 통해서이다. 엔지니어드 진을 구매하려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너무 좋아했던 나머지 의류학과 후배에게 부탁해 리폼까지해서 반바지로 입고다닐 정도였다. 


COVID-19 직후 테슬라나 애플 같은 기술주의 향연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하였지만 리바이스는 지금도 168년의 전통과 함께 디지털 세상에 적응 중이며, 묵직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리비아스 주가 추이

Source: yahoo finance


하지만 이 회사가 1971년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였지만, 자진 상장폐지 후 재상장한 스토리는 많이 모르는 듯하다. 1985년 창업자의 후손인 Hass Family는 16억 달러 규모의 차입매수 (Leveraged buyout)을 통해 상장된 주식들을 거둬들이면서 30년이 넘게 리바이스를 비상장기업으로 운영해왔다. 그리고 2019년 3월 21일 증시에 재 입성했고, 상장 첫날 31% 상승으로 마감하였다.


2011년 9월 리바이스는 브랜드 관리 등 다양한 리더쉽 경험을 바탕으로 28년간 P&G와 함께 했고, 글로벌 남성 그루밍 그룹 회장으로서 질레트를 이끌었던 칩 버그(Chip Bergh)를 영입한다. ‘14.9% → 15.0% → 12.2% → 9.4% → 8.8%, 칩버그가 취임하기 전 2006~2010년 동안 리바이스의 영업이익률 추이이다. 매출액은 4.8~5.1조원으로 정체되어 있었다.  아래 장표를 통해 칩버그 취임 전 10년과 취임 후 10년을 비교해보자. 


리바이스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리바이스 금융부채 추이


리바이스가 80년대 비상장으로의 전환을 차입매수 (Leveraged buyout)를 통해 했기 때문에, 높은 차입비중이 늘 따라다니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칩버그가 포브스 인터뷰에서 언급한 리비아스에 합류한 배경은 아래 두가지로 요약된다.


1) 미국의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브랜드인 리바이스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였고, 

2) 10년 넘게 주주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출감소, 부채증가, 브랜드 가지 악화)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상위 60명의 경영진과 각각 1시간씩의 인터뷰 일정을 잡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1) 당신이 생각했을 때 우리가 바꿔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2) 우리가 유지해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3) 나(칩버그)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4) 내가(칩버그) 수행할 것들 중 당신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통해 회사의 DNA 뿐만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 재무 및 데이터 규율 (Financial and data discipline)이 부족한 기업문화, 이로 인한 명확한 전략의 부재를 파악하였다. 


6개월 후 칩버그와 그의 팀은 4가지 핵심 요소가 포함된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1) 핵심 수익원 구축 (수익의 80%를 남성용 진과 Dockers 브랜드를 통해) - Build our profitable core 

2) 시장 확장 (여성 의류 시장을 중심으로) - Expand for more

3) 선도적인 옴니채널 리테일러로 자리매김 (매장 및 온라인 판매 증가) - Become a leading omnichannel retailer

4) 최상의 운영체계 구축 (비용절감, 현금흐름 증가, 재무 및 데이터 규율 강화) - Achieve operational excellence


해당 전략을 내가 생각하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개념과 결합해 해석하면, 


"회사는 핵심 수익원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매출의 예측가능성, 수익성) 이와 동시에 판매 가능한 시장을 확장한다. (SOM → SAM, 성장성). 즉, 리바이스의 전통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격의 하방경직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판매 채널을 다변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받쳐줄 최상의 운영체계를 구축한다." 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최상의 운영체계(OE, Operational Excellence)에 대한 부가설명을 하자면, 리바이스 같은 제조 기능이 있는 기업은 최상의 운영체계가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이다. 여기에 요즘 강조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개념도 포함한다. 최상의 운영체계와 규모의 경제가 결합해야만 '고수익을 수반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확보된다.


이런 전략이 2011년 구축된 점을 감안하면 리바이스 사내에는 10년 전부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옴니채널 전략이 내재화가 되어있었을 것이며 어쩌면 이번 COVID-19 위기는 이 같은 운영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리바이스가 COVID-19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했는지 칩버그의 AP통신 인터뷰(2021.06.07)를 통해 살펴보자. 


"우리는 판데믹의 극초기부터 더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고 다짐했다. 중국어로 위기라는 단어는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위기를 우리의 P&L (Profit and Loss)을 재편하고, 판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할 기회라 생각하고 온라인 비즈니스를 가속화하였다" 
"현재 우리는 새로운 데님 사이클이 왔다고 생각한다. 판데믹 기간동안 우리들은 더 캐주얼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살이 쪘거나 빠졌다. 미국인 25% 이상의 바지 사이즈가 바뀌었다. 우리는 판데믹 이후 트렌드를 주시하고 있다. 판데믹 초기 우리가 주도했던 루즈핏 팬츠가 이제는 확실히 자리잡았다."
"2011년 부임 시 DTC (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판매) 매출 비중은 21% 였다. 2020년 약 40% 비중으로 마감하였고, 향 후 몇 년 안에 총 매출의 50%를 DTC화 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DTC는 소비자를 직접 대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중요하다."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닌 브랜드를 쇼핑하기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바이스는 2011년부터 기술을 사용하여 브랜드 경험을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리바이스에는 브랜드가 있었고, 콘텐츠가 있었고,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모든 채널에서 브랜드 경험이 동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기술은 기술 자체가 아닌 콘텐츠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칩 버그가 취임 후 임원들에게 던진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 내가 운영하는 사업에 적용해해보자. 우리가 바꿔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우리가 유지해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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