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Capstone이 증명한 투자 이후 성과 설계의 공식
투자 이후, 늘 비슷한 사이클에 들어선다. 처음에는 Investment Highlights가 그럴듯한 KPI 목록으로 바뀌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관리 프로세스에 돌입한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우리의 예측을 비웃는다. 시장 환경은 변하고, 초기 투자 논리는 서서히 잊혀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문제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문득, 아니 솔직히 매번 Value-up 과정을 이렇게 매번 소방전처럼 대응하는게 맞을까란 생각이 든다. 아마 PE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다.
Private Equity(PE) 업계에서 KKR Capstone은 투자 이후(Value Creation)를 실제로 구현하는 가장 강력한 모델로 손꼽힌다. Capstone은 단순한 조언자도, 외부 컨설턴트도 아니다. 이들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창업자에 가까운 것 같다.
Capstone은 2000년대 초, 몇몇 운영 전문가로 소규모 출범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90명 이상의 상근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했다. 전략 컨설팅, 공급망, 디지털 혁신, 인재관리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으며, 2020년부터는 KKR의 공식 계열사로 완전히 편입하였다. 이로써 KKR은 투자와 운영개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진정한 Execution-driven 투자회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지역별로 전문 인력을 두어 글로벌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지역별로 리더십이 존재한다. Capstone의 리더들은 KKR의 포트폴리오 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하여 투자팀과 긴밀히 협업하며, 투자 초기부터 Exit까지 전 과정에 걸쳐 운영 개선 전략을 논의한다. 그리고 역시나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일부 펀드의 carried interest 등)가 부여되어 투자팀과 이해관계를 공유한다.
Capstone을 살펴보면, 세 가지 핵심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Exit-Backcasting이다. Capstone은 인수 초기부터 Exit 시점의 이상적인 모습을 먼저 그린다. EBITDA 목표, 시장 점유율, 수익구조 등을 구체적으로 그린 다음, 이를 역산해 12개월, 24개월, 36개월 마일스톤을 설정한다. 투자 초기에 이미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Capstone의 실행력을 만든다.
둘째, 100-Day Plan이다. KKR Capstone은 투자 전후 전 단계에서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인수 거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Capstone 운영 전문가들이 딜팀에 합류하여 사전 실사 과정에서 시장 및 운영 분석을 지원하고, 인수 후 실행할 100-day plan을 함께 설계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초기 100일 간 가장 시급하고 영향력 큰 개선 과제를 우선순위화하여 신속히 실행에 옮겨 초기 성과를 창출한다.
셋째, 자율적 참여와 Fade-out 플로우다. Capstone은 포트폴리오 기업 경영진에게 강압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확실한 비전과 실행 계획을 제시함으로써 경영진이 Capstone 지원을 선택하게 만든다. 이 접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파트너십을 만든다. 또한 Capstone을 스터디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들의 퇴장 시나리오다. 초기에는 기업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다. 때로는 Capstone 인력이 임시 COO나 운영책임자 역할을 맡아 내부를 정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전면에서 물러난다. 경영진이 스스로 과제를 주도하고 성과를 내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Capstone은 자연스럽게 서포터로서 역할을 변경한다. 이 플로우는 단순한 실행력 이상의 메시지를 던진다고 생각한다. Capstone은 문제 해결자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생력을 갖춘 조직을 만들어주는 데 목표를 둔다.
하지만 Capstone의 진짜 가치는, 그리고 내가 벤치마킹을 하고 싶은 부분은 "문제 해결을 수익률로 연결하는 문화"다. 이들은 이런 문화를 포트폴리오사 곳곳에 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와이유파트너스 같은 소규모 팀은 프로젝트형 네트워크(Task Force Pool)를 구축하는 것이 Capstone 모델을 실용적으로 이식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식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투자 → Value-up → Exit은 하나의 연속된 흐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Value-up Execution이 자리해야 한다. Capstone이 보여준 것처럼, 성과는 운이 아니라 구조와 문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역시, 프로젝트형 네트워크(Task Force Pool)를 통해 Value-up Execution 중심의 운영을 조직의 본질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