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번의 기록과 한 가지 질문
2025년을 여는 첫 칼럼의 제목은 We do what we do였다. 그 문장은 선언이 아니라 확인에 가까웠다. 우리는 무엇을 쫓는 회사인지, 무엇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회사인지, 그리고 왜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 문장이었다.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했고, 더 많은 요청을 받았으며, 더 많은 기회를 목격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와이유파트너스가 해온 일의 본질은 놀라울 만큼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유행은 쫓지 않았다. 구조를 봤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어떻게 실행할 건지부터 물었다. 그래서 2026년을 여는 이 칼럼의 제목도 다시 한번 같다.
We do what we do.
25년을 되돌아보면, 일주일에 한 번, 총 52회의 칼럼을 발행했다. 검토하는 산업과 투자 대상에 대한 인사이트는 Brand and Finance로 정리했고, 한 주의 고민과 판단, 시행착오는 YEU Weekly로 남겼다. 이 기록들이 우리의 관점을 만들었다.
KFLG 뉴스 브리핑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졌다. 가족 일로 미국에 머물며 하루를 비운 날을 제외하면, 빠짐없이 시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소비재 관련 컨퍼런스에 세 차례 연사로 섰고, 9월에는 첫 책 『돈이 보이는 경제지식 41』이 출간되었다. 12월에는 처음으로 유튜브에 출연해, 회사와 내가 무엇을 고민해왔는지를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돌이켜보면 빈틈없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활동이 하나의 질문으로 남았다.
“와이유파트너스는 지금, 어떤 쓰임을 갖는 회사인가.”
하나의 회사, 여러 개의 기회
2026년으로 이어지는 1년짜리 용역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동시에, 전혀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로부터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와이유파트너스는 한 가지 일만 하는 회사가 아니다. 투자도 하고, 자문도 하고, 리서치도 하고, 시스템도 만든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은 하나다.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하지 않는다. 숫자를 개선하지 못하면 전략을 말하지 않는다. 기술은 유행이 아니라 생산성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함께 일하는 애널리스트와 인턴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 이 회사는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매 순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을 바라보며 읽은 KKR의 인사이트
연말마다 그렇듯, 2025년의 끝에서도 KKR의 인사이트를 다시 읽었다. 핵심은 분명했다.
베타에 기대는 시대는 끝났고, 알파는 운영에서 나온다.
그중에서도 와이유파트너스가 2026년에 가장 집중하기로 한 두 가지는 명확하다.
1. 운영 효율화 (Operational Improvement)
멀티플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알파다. 프로세스, 재무 구조, 의사결정 속도, 그리고 기술 도입 방식.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본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2. Service over Goods
제조보다 서비스, 자산보다 구조. 특히 교육, 헬스케어, BPO와 같은 전통 서비스 산업에서 AI와 자동화를 통해 노동 생산성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영역이 핵심 투자 대상이 된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Brand over Goods: 와이유파트너스가 세운 가설
앞으로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고하고 실행하는 조직인가에 의해 재평가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마케팅 도구로만 쓰는 브랜드와, 기획·재고·재무·고객 데이터를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 통합한 브랜드는 전혀 다른 기업가치를 갖게 된다.
AI를 효율적으로 내재화한 브랜드는 더 적은 자본으로, 더 빠르게, 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차이는 결국 밸류에이션으로 귀결된다.
이 지점이 바로 Brand × Service × Operation, 와이유파트너스가 집중하는 교차점이다.
개인적인 목표도 하나 남겨둔다. 2026년의 목표는 자유형 1,000m 완주다. 이 목표를 세운 이유는 단순하다. 1,000m를 완주할 수 있을 때, 와이유파트너스 역시 지금보다 한 단계 다른 체력과 호흡을 갖춘 회사가 되어 있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투자도, 회사도, 몸도 단거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2025년은 여러 가지를 시도한 해였다. 2026년은 그 시도들이 회사의 색깔로 표현되는 해가 될 것이다. 와이유파트너스는 여전히 관찰 중이다. 시장을, 기술을, 브랜드를, 그리고 이 회사가 쓰일 수 있는 자리를.
결국 우리가 묻는 질문은 하나다.
“이 선택은, 정말로 가치를 만드는가.”
그 질문을 놓치지 않는 한, 다음 단계는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은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화가다. 손으로 그은 반복적인 선과 그리드로 이루어진 그녀의 작품은, 단순해 보이지만 시간과 집중을 통해 축적된 밀도를 담고 있다. 하나하나의 선은 미세하게 다르지만, 전체는 일관된 구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