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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솔 Sep 08. 2022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02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2차 도전은 올해 3월이었다. 그동안 꾸준히 글을 모아 둔 덕분에 메모장에는 미발행 글이 200개 정도 쌓였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았다. 나의 페르소나를 고민하며 앞으로 쓸 주제를 분류하게 되었다. 두 번째 도전은 신중함과 긴장함을 섞은 레시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 소개를 여러 번 쓰고 고쳤고 지웠다가 다시 실행 취소하고 되돌려 봤다. 검토할 3편의 글보다 나를 어필하는 것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내가 어떤 사람인 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1차 신청 때 탈락한 거라고 착각했다(2차 도전도 "안타깝게도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았다).


뭐가 문제였을까? 첨부한 3편의 글은 이미 SNS에서 '좋아요'를 여러 개 받은 감성 에세이였다. 필력이 전문 작가급이 아닌 걸 알겠지만, 두 번이나 거절당해보니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내 글이 정말 별로인가? 내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다는 걸까? 아님, 차별받은 건가? 별별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SNS에 새 글을 올릴 때마다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고 재미없는 글이 아닌지 읽고 또 읽게 되었다.


브런치는 나를 두 번이나 거절했지만, 나의 글감은 바닥나지 않았다. 꾸준히 일상을 기록했고 그 속에서 배운 인생철학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었다. 세 번째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브런치 작가 연합이라는 "팀 라이트"가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셨다.


브런치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고 계신 작가님이 이끄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몸만들기 위해 피티도 받는 시대에 브런치 작가 등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한번 믿고 싶었다.


클래스에서는 브런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이미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인 분들이 연재하는 주제와 작가 심사 때 올린 글이며 본인 소개를 공유해주셨다. 무엇보다 자존감이 낮아진 내게 용기를 끌어올려 주었다.


"고래는 바닷물이 짠 줄 모릅니다." 스테르담


스스로를 평범한 환경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고 인식하면 그냥 평범한 인생이 된다. 얼핏 보면 인간 사회에 살고 있는 모두가 눈코 입이 달린 사람에 불과해도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 다른 경험을 하고 유니크한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모든 사람을 공감하게 만들진 못해도 그대가 아팠던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분명 동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테고 서로 의지하며 나아갈 힘이 생길 테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와 일맥상통하게 최근에 봤던 책 속 내용을 공유하며 이번 글을 마친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들과 공동 집필하고 출판하는 작가님의 에피소드에 실린 문장이다.


"당신과 나의 글은 엮어져 책이 되었으나 출간되지는 않는다. 그저 버키터스에서 소장용 책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출간되지 않는다고 책이 아닌 게 되진 않는다. 당신의 책의 희소성과 무한한 가능성은 변질되지 않는다... 모두 생의 모든 길에 찬란한 순간들이 더 많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니다>에서 발췌


우리 모두 찬란한 인생길을 거닐고 있다. 그 속에는 아픔보다 기쁨이 더 많아 빛날 것이다. 용기 내어 도전장을 내밀어 보길 바란다. 한번 찍어 넘어오지 않을 수 있으니 찍고 찍고 또 찍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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