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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솔 Jan 20. 2023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다

예능 <미스터트롯 2>를 본 소감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들도 찾아온다. 예를 들면 오디션 프로그램, 신규 드라마, 연간 계획서(직장인한테 가장 바쁜 시기도 연말이랑 연초다.)


365일의 일정을 꼼꼼하게 분류하고 그대로 실행에 옮기기는 쉬운 게 아니다. 아무렴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고 끌어가는 데 굳센 의지가 필요하니까. 연초가 되면 느슨해지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동기 부여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누군가는 독서를 고르고 누군가는 힐링 여행을 고른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예능프로그램을 택한다. 시청 주기는 주 1회 정도의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2>가 제격이다.


오락을 즐기는 시간으로 시청해도 좋겠지만, 경연자들의 노래 실력에 놀라는 한편,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더 많아 꾸준히 챙겨 본다. 참가자들의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타고난 재질에 감탄할 때도 있다. 그러다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들으며 한 편의 에세이를 듣는 것 같아 골몰하게 되고 나중에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진다.


예능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짠 시나리오인 걸 알지만, 진실 기반의 과장은 수용해 줄만 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과 다짐을 했을지 상상할 수 없다. 타고난 음색에 반해 감탄을 자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어라 연습하는 노력파도 있다. 섬세한 감정과 절실한 표정이 무대 위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긍정적인 역할은 그 속에 나한테 도움이 될 내용이 있어 좋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나름대로 연습에 골몰했겠지. 그리고 무대 위에서 즐긴다. 나한테도 그런 날이 있었다. 수능시험을 위해 복습했던 때, 전 직장에서 S급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가 그랬다. 지금 하는 일이 옳은 것인지 모른다.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조금만 더 힘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다른 생각이 떠올라도 일단 현재에 집중하자고 버텼다.


이 길의 끝이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지 몰라도 다시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추억이기를 바랐다. 몇 년간 똑같은 동작을 연습하며 무대에 오르는 댄서도 있는데, 고작 몇 달을 참지 못할까? 하루에 5~6시간만 자고 보컬 연습에 안무 연습에 컨디션 관리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작 의자에 앉아서 타이핑하고 미팅하는 것에 무너질 수 없었다.


해서 나는 그 기분을 안다. 무대 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맘껏 노래 부르는 순간이 어떤 맛인지. 그동안 견뎌 온 힘든 기억은 고스란히 잊히고 뿌듯함이 가슴을 채운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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