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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솔 Apr 05. 2023

혼자 일 때 다정해진다

자괴감에 빠져도 곧 잘 헤쳐 나오기

부정적인 감정이 차오를 땐, 혼자 있고 싶다. 무기력함의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 흠뻑 적시고 나면 애매하게 지친 상태에서 소탈한 기분이 든다.


생각이 많아지면 두통이 따른다. 두통 뒤에는 만사가 귀찮고 삶에 대한 회의감이 덮쳐온다. 노력이 필요한 타이밍인 걸 알면서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한탄하며 자괴감에 빠진다.


나쁘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사업팀 팀장을 맡고 있으나 원하는 꿈을 향해 배우고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도저도 아닌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닌지 두렵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덕업일치라고 축복이겠지만, 취미로 시작한 창작이 업으로 바뀔 때 과연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다줄지 막막하다. 그에 앞서 필력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 숨소리를 내뱉듯 자연스러운 정도에 당도할지 의문이 든다.


업무 메일 내용을 정성껏 작성해도 상사가 5분도 안 되어 검수한 버전을 보면 현타가 온다. 덜컥 겁이 나고 앞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고민이 있거나 수다 상대가 필요할 때 선뜻 만나주길 원하지만, 나는 위로가 필요할 때 사람을 멀리 한다. 모든 고뇌와 망상이 인간이라 그들로부터 해방하고 싶을 뿐이다.


홀로 영화를 관람하거나 홀로 전시장을 방문한다.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 판타지 세계로 떠난다. 낯선 공간, 그리고 더없이 황홀한 풍경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제야 비로소 내 자신에게 다정해진다. 스스로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말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평화를 찾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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