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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Dec 01. 2023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

금요일은 요일 자체로도 왠지 모를 설렘이 있다. 주 5일제 시행 이후 마지막 평일이 주는 평안함이랄까. 아무튼 일주일에 대한 보상을 받는듯한 느낌이 금요일 저녁즈음에는 생긴다. 불금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일주일 동안 보낸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 같다. 거기에 저녁이라니.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이런 날은 없던 약속도 잡아야 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빨리 집에 가서 푹 늘어지고 싶은 생각이 더 많다.




그런 날이 있다.

딱히, 타인으로 인한 인간적 스트레스나 업무로 인한 신체적 힘듦이 아닌데 유독 힘든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시간도 더디게만 가는 것 같다. 신체적 소모정도도 중요하지만 생각이나 마음에서 오는 맥 빠짐은 유독 그런 날 겹쳐서 혼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일주일치 에너지 총량이 다르겠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어떤 날은 에너지가 남아 잠자리에 누워도 쉬이 잠들지 못하기도 하다. 매일 주어지는 시간은 86,400초지만 주어진 그 총량을 효율적으로 못쓰는 날이 자꾸 쌓여만 간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유독 오늘이 힘들었을 때가 있다. 


진부하고 또 진부하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꽤 많은 일을 한다. 

거기에 기억력의 노화도 한몫을 거들면, 오늘의 힘듦과 복잡함은 어느새 옅어져 갈 것이다. 물론, 내일의 새로운 고민과 걱정은 나 못지않게 다시금 활력을 가질 것이지만,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마음의 뻔뻔함이다. 뭐 어때?라고 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성장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일까.. 저마다 속도는 있겠으나 이런 꼰대력이 몸의 기력이 빠져나가면서 반대로 조금씩 힘을 얻는 듯하다. 그런데, 의문이다. 사실 오늘의 골치아픔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결국 해결이 되거나 안되거나.. 둘 중 하나 아닌가? 내가 힘들게 관여해도 드라마틱하게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험치지만 많은 케이스가 그랬었다. 





그래서, 생각한다.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낸 지구상의 나 외에 다른 누군가가 있을 거다. 당신도 오늘 힘들었죠? 저도 힘드네요? 근데 그거 아세요? 지금도 지구는 초당 463m의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고, 

모든 살아있는 것은 망각하고,

모든 망각하는 것은 새로워진다.


모두, 해피 금요일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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