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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Dec 21. 2023

기업은 예선에서 디자인이 필요하다

예선이 통과되어야 본선이라는 기회라도 얻는다

기업은 다양하다. 

크기, 형태, 조직부터 제조하거나 제공하는 제품이나 콘텐츠까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시기로 보면 예비창업에서부터 오래된 기업까지 어느 기업이든 제품이나 서비스도 가지고 있다. 모두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기도 한다. 이 모든 부침을 단지 자본이나 기술에만 달려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여기에 운을 더하기도 한다.


IR이나 사업 관련 보고회 등을 다니다 보면 대표가 회사나 제품,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달의 힘을 본다. 어떤 회사는 자체 콘텐츠(제품, 서비스)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반면, 또 어떤 곳은 그 자체 콘텐츠는 경쟁력도 있고 좋으나 전달 상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느끼는 점이 이런데, 시장에 나가서 만나는 고객과의 접점은 더욱 그 가치가 가중될 것 같다. 


주로, 대표자가 창업자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블루투스 제품도 버전에 따라 딜레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힘들다. 아무리 시장분석을 잘하고, 고객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그것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전달하는 과정이나 방법은 또 다른 영역이라 언급하기는 어렵다. 수많은 기회와 비용을 들여, 그 콘텐츠를 정확한 고객에게 전달했다고 해도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기업이 가진 강점이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과정은 물거품이 된다. 


지금 하는 말은 다 디자인과 이어진다. 

디자인은 기존에 없던 것을 시각화를 통해 실체화시킨다. 유사한 것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도 특정 회사의 그 특정서비스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회사의 입장과 고객의 입장은 멀리 떨어져 있다. 어렵게 전달했는데, 자칫 제대로 된 판단을 받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두 번의 기회는 없다. 


디자인은 전달되는 모든 유, 무형의 콘텐츠를 실체화한다. 예쁘게 포장도 하고, 효율적으로 조절도 하고, 트렌드에 맞게 정리도 한다. 잘 된 디자인, 그렇지 못한 디자인은 여기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것은 다 추상적인 개념같이 들릴 것이다. 실체적이고 현실적인 얘기를 하자.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은 가장 먼저 고객에게 도달하는 척후병이다. 그것은 청각으로도 도달하지만, 시각적으로도 거의 동시에 도착한다. 도착을 기준으로 보면 시각척후병의 효과는 즉시적이다.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도 없다. 잘 디자인된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은 훨씬 수월한 본선 또는 부전승을 선사한다. 고객에게 가기 전 관계자나 청중들에게도 도착한다. 또한, 대표적인 것은 사업계획서이다. 시각적으로는 그렇다. 텍스트나 내용은 본선이다. 예선은 비주얼이다. 대표자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회사도 그렇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동일한 힘으로 말할 수 없다. 리듬감 있게 조절해서 율동이 생겨야 한다. 그게 강약이 되고 조화가 된다. 나아가서는 회사의 정체성과 전체적으로 통일된다. 이것이 디자인이 기업에서 하는 예선전 내 역할이다. 명함이나 홈페이지 등의 기본적인 예선이 그렇게 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디자인은 본선에서 경쟁력이 아니다. 예선이다. 모든 기업은 예선부터 디자인을 써야 한다. 



예선에서 떨어지면, 본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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