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교열의 중요성
책을 읽다 보면 김이 새는 순간이 있다.
비문(非文), 잘못된 띄어쓰기, 맞춤법 등이 눈에 보였을 때다. 여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가 맞춤법 검사 기능이었다. 물론, 아직도 초안처럼 글을 휘갈겨 쓴 후 맞춤법 검사를 눌러보면 매번 틀리는 표현이 계속 틀린다. 어떤 것은 이제 경험을 통한 숙련이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띄어쓰기가 가장 어렵다.
메이저 출판사가 아니라도 교정을 편집자가 확인할 텐데, 어쩌다 살짝 잘못된 표현을 보면 가장 쉽게는 폰으로 네이버 맞춤법을 해본다. 뭔가 애매한 느낌 같은데,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확인하는 순간 기분 좋다는 감정과 함께 남은 분량을 읽기가 싫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에도 읽다 보면 교정 상 문제가 계속 드러난다. 역시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눈에 띄기 시작하면 계속 나온다. 근처에 펜이 있으면 편집자처럼 빨간색으로 표시를 한다.
가장 신뢰하는 것은 국립국어원의 맞춤법 검사기다. 초고를 다시 정리할 때에는 이것을 주로 사용한다. 띄어쓰기는 물론이고, 틀리지는 않았지만 다른 표현도 추천해주기도 한다. 아주 좋다. 중요한 것은 표현이 아니라 콘텐츠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눈에 거슬리는 것이 보이면 김이 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너무 긴 문장은 문맥 자체가 안 맞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내가 쓰는 글도 이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맞춤법 교정기야 맞춤법을 위주로 보니까 문장이 어색하거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우는 발견할 수 없을 거다.
글은 쓰는 사람이 읽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대화에서도 지나친 비속어나 꾸밈말 등은 대화의 본질을 해칠 수 있는 형식요소다.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위해 글을 만들어내는 분들은 여러 번 퇴고를 거친 후에는 반드시 복수의 맞춤법 시스템을 거치면 좋겠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잘못된 띄어쓰기나 어색한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와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