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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Feb 23. 2024

AI과 디자인의 미래

기술의 발전속도는 자비가 없다.

AI의 발전속도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놀랍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창의적인 인간의 직업은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지 오래다. Open AI의 SORA 발표가 엊그제 같은데, 다른 AI와 연계해서 SORA의 영상에 음악과 음성까지 협업하는 응용력이 순식간이다. 그와 함께 영상의 컷을 기반으로 순식간에 3D 모델링도 수행한다. 


항상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했다. 

AI 역시 기본적으로는 인간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모든 인류 전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한 계층에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인간 계층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에게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디자인 산업은 사실 컴퓨터의 도움으로 급격한 발전을 맞이했다. 

인간의 숙달된 손 기술에 의지하던 시대에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그야말로 엄청난 발전을 했다. 이때에도 컴퓨터 활용능력을 익히지 못한 디자이너들은 세월의 뒤안길에서 기술의 발전을 원망하며 사라져 갔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디자인은 순수한 실력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누구나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기술의 숙련기간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젊은 사람은 나이 든 사람에 비해 컴퓨터 활용능력이 확실히 빨랐다. 이제 컴퓨터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거의 대다수 산업영역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성장했다. 


이때 컴퓨터는 발전된 소프트웨어로 대표된다. 

2D, 3D, 영상의 영역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은 컴퓨터를 활용하고, 그에 맞춰 하드웨어 회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보다 더 편안하고 보다 더 효율적인 도구를 창조해 내고 디자이너들은 이를 현장에서 증명했다. 아마, 기술은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았나 보다. 다음 단계는 모바일에 기반한 빅데이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빠른 마차도 자동차를 이길 수 없다.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로 무장한 컴퓨터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냈다. 이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그 기술의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들은 몇 가지 프롬프트(키워드)만으로도 구체적인 내용을 추론해 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고, 그 결과들은 또 다른 학습의 근거가 된다. 인공지능의 입장에서는 선순환이다. 기본적인 발전 속도까지는 더딘 듯해서, 인간은 어느 정도 안이한 예측으로 만족해 왔다. 그러나, 문제는 가속이다. 일정 구간을 지나자 기술에는 속력이 붙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전속도는 자비가 없다. 

사람의 상상력에도 일정한 패턴과 유형을 파악한 인공지능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기술발전이 컴퓨터로 대표되던 시대였던 90년대 초반의 충격은 새로운 반란이고 혁명이었다. 그 혁명의 주체는 오히려 자본이나 권력을 가지지 못했던 비주류였다. 기존 권력의 진입장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못했고, 대안을 찾아야 했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발전은 이제 거의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미 가속화되어 달려 나가기 시작한 기술의 발전속도는 그냥 지켜볼 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애써 외면한다고 해서 컴퓨터가 세상에서 사라지거나 인공지능이 스스로 발전 속도를 더디게 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발생할 일은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머리로는 받아들이지만 가슴으로는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그 옛날 식자공에 의해 모든 인쇄가 되던 시기에, DTP를 가능하게 했던 매킨토시(애플 컴퓨터)는 비주류의 차선책이었다.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디자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실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실증적 토론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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