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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Aug 12. 2024

코카콜라 브랜딩. 강조와 대비의
아름다움

디자인은 시각화된 결과물이다. 

그중에서 브랜드라는 개념은 실존하지 않는 것을 개념화해서 시각화해 낸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농업혁명이 있기 전 인지혁명이 인류발전의 기초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개념을 상상하고 이를 나누는 것은 영장류 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종교, 사랑, 철학, 국가, 사회, 믿음과 같은 개념들이 만들어졌다. 이런 상호 간 믿는 추상적 개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와 깨달음 등으로 발전하고, 기업이나 조직, 단체 등에서는 브랜드로 이어지게 된다. 


코카콜라 Taste the Feeling  캠페인 이미지(출처 : 한국코카콜라)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한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 중 하나로, 그 상징성과 아이덴티티는 매우 강력하다. 이 것은 시각적으로만 강력할 수 있으나, 아이덴티티와 결합될 때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코카콜라는  단순히 그래픽 요소만으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아니다. 경영, 마케팅, 전략 등이 모두 어우러진 결과다. 또한, 전 세계에서 진행된 지역화 전략 등은 오늘날 확고한 코카콜라 브랜드가 존재하게 만든 일등 공신일 것이다.  디자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1915년에 처음 만든 고유한 자체 병(Bottle) 디자인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단순한 음료수 병을 넘어 예술, 음악, 광고에 영감을 주면서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어두운 곳에서 만져도, 깨진 병 조각들만 보고도 코카콜라 병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이 명확한 콘셉트는 코카콜라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단단한 기초가 되었다. 

코카콜라 병의 변천사(출처:한국코카콜라)


코카콜라의 이미지는 강렬한 색상에서 출발한다. 

이 번 칼럼에서는 코카콜라의 강력한 브랜딩에서 사용된 강조와 대비의 원리를 알아보고, 어떻게 이를 통해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는지 알아본다. 코카-콜라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제임스 서머빌(James Sommerville) 부사장은 “코카-콜라 맛 그 자체가 첫 번째 비밀 레시피라면, 코카-콜라 레드는 두 번째 비밀 레시피”라고 말한다. ‘코카-콜라’라는 상표 이름과 붉은색의 독특한 필기체로 적힌 ‘Coca‑Cola’ 로고를 처음으로 생각해 낸 사람은 코카-콜라 개발자이자 창업자인 존 펨버튼(John Pembertom) 박사의 회계 담당자 겸 파트너였던 프랭크 로빈슨(Frank Robinson)이다. 평상시에도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흰색과 빨간색의 조합을 좋아하던 그는 흰 배경 위에 빨간색 글자로 “맛있고 상쾌한 코카-콜라(Coca‑Cola Delicious and Refreshing)”라고 쓴 코카-콜라의 슬로건을 만들었다. 바로 이 슬로건이 빨간색을 코카-콜라의 상징으로 만든 시작이었다.


강조의 아름다움

코카콜라는 빨간색과 흰색의 대비를 통해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강렬한 색상 조합은 소비자의 시선을 즉시 사로잡고,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빨간색은 열정, 에너지, 기쁨을 상징하며, 흰색은 순수함과 깨끗함을 나타낸다. 이 두 색상의 조화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코카콜라의 곡선형 로고는 브랜드의 이름을 강조하면서도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 로고는 글자체 자체가 강렬한 시각적 요소로 작용하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한다. 초기에는 딱딱한 이미지의 로고였으나, 꾸준히 변경되어서 1940년경부터 지금의 로고체로 바뀌고, 1950년대부터 코카콜라 레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코카콜라 로고 변천사


대비의 아름다움

 코카콜라는 병과 캔의 형태와 색상에서 강한 대비를 사용하여 시각적인 흥미를 유발한다. 클래식한 곡선형 병 디자인은 현대적인 캔 디자인과 대비된다. 이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브랜드의 역사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전체적인 강조와 대비는 브랜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강력한 색상과 형태의 대비는 사용자로 하여금 긴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에서는 특히 산타클로스와 코카콜라의 빨간색을 흰 눈과 검은색의 코카콜라와 대비하게 하고,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 역시도 디지털 광고판에 빨간색과 흰색의 색상 대비를 더욱 강조하여,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도 시선을 끌고 있다. 이 모든 행위는 브랜드 각인을 위한 효과적 방법이다. 




효과적인 디자인은 강력하게 각인된다. 

코카콜라 브랜드는 단순히 시각요소만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지 않았다. 꾸준한 품질과 함께 성장했다. 디자인은 겉만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의 중요한 반증이다. 지속적인 품질유지와 마케팅, 경영전략 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런 모든 노력과 성공을 겉으로 잘 드러내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다. 보이는 디자인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도의 전략과 노력, 시행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디자인의 시너지는 폭발하고 유지된다. 코카콜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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