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마찬가지로 디자인도 형식과 내용을 가진다.
내용은 형식으로 드러나고, 방식은 주로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내용은 서로 조화롭게 드러날 때 아름답다고 인식된다. 조형작품 같은 예술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 역시 그렇다. 잘 디자인된 제품들은 오래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단순히 기능이나 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이유로 형식을 소홀히 하면 롱런하지 못한다. 결국, 내용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선택받지 못한다면 기회조차 없다는 말이다.
아름다움에는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는 더욱 그렇다. 이런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디자인이 있다면 아마도 형식과 내용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나이키 에어맥스는 1977년 프랭크 루디라는 발명가가 필 나이트에게 한 제안에서 출발했다.
당시 신발안에 에어백을 넣는 것을 제안했고, 이는 현재까지 나이키의 독자적인 브랜드 라인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나이키의 에어맥스 시리즈는 운동화를 디자인하면서 특정한 에어유닛의 크기와 위치가 전체 신발디자인과 어떻게 다양한 비례를 이루는지를 잘 나타내 준다. 에어맥스 1의 에어 유닛이 중창에 정확하게 비례되어 배치되어 있는 방식은 Tinker Hatfield가 Centre Georges Pompidou에서 영감을 받아 에어 유닛을 시각적으로 노출시킨 디자인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발목과 발등 간의 비례를 통해, 전체적인 실루엣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는 에어맥스 90의 디자인이 발목과 발등 간 비례를 유지하면서, 이것이 기능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하나 미적 요소로는 율동을 들 수 있다.
이는 디자인이 드러내는 리듬이다. 기본요소 내에서 리드미컬한 요소들이 어떻게 시각적 운율을 드러내는 지를 설명한다. 이는 하나의 연속되는 흐름이며 우아한 곡률값을 갖는다. 자동차 디자인 역시 세부적인 부품들이 갖는 보디라인이 있지만, 차량 전체를 관통하는 율동미를 갖춘 라인이 존재한다. 에어맥스 97을 이런 아름다운 율동을 강조한 제품이다. 반복되는 율동미는 비단, 신발의 측면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입체적인 제품으로 이 아름답고 유려한 라인은 측면에서 발등으로 이어지면서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율동을 나타내는 것은 형태만이 아니다. 다양한 색상의 흐름은 신발 전체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을 만든다. 선은 면을 구분하고, 면은 입체를 이룬다. 선으로 구분된 면은 다양한 색상이나 패턴, 그러데이션 등으로 다양성을 추구한다.
신발은 단순한 제품이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는 신발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목적에 따라, 용도에 따라 선택가능한 복잡한 디자인 결과물이다. 누구도 신발 없이 외출할 수 없다. 나이키는 그중에서도 다양한 목적을 가지는 에어맥스 시리즈를 내면서, 운동화에 대한 명확한 디자인 철학을 갖추게 되었다. 단순히 외형만을 서로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근저에는 기술과 새로운 혁신이 깔려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디자인이고, 이를 나이키는 영리하게 표현하고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단순히 기능성 신발을 만들어내는 제조사가 아니다. 인간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 수단으로 신발과 의류를 만든다. 에어맥스(Air max)라는 브랜드는 에어맥스 Dn, 에어맥스 1, 에어맥스 90, 에어맥스 97, 에어맥스 270, 에어맥스 퓨리오사, 에어맥스 펄스, 에어맥스 플러스, 베이터맥스, 에어맥스 코코의 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계속 혁신 중이다. 이것이 어쩌면 디자인과 함께 에어맥스 시리즈가 롱런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은 내용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좋은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과 다양한 혁신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잘 표현해 내고 전달할 수 있는 고도의 표현력이 필요하다. 그 표현능력은 내용에 대한 확실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름다운 미적 형태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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