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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담대하게

by 송기연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장 아닌가?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으로 해석되는 이 문장은 프로통산 58전 50승 44KO에 빛나는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의 말이다. 다소 건방지게 들리지만, 마이크 타이슨의 말이라고 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그의 말속에는 엄청난 훈련시간도 그 자신감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시작하기도 전에 화려한 마무리를 생각한다.

긍정적인 자신감은 좋지만, 이것이 막연한 기대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자칫 전형적인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 매년 1월은 시작의 달이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저마다 목표와 각오를 다잡는다. 살도 빼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담배도 끊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새해 목표에는 실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타이슨의 경기 상대와 같은 운명이 기다릴 뿐이다.


누구에게나 실행은 어렵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하루일중 일은 정해진 일과 의외의 일로 구성된다. 바쁜 일이 생기면 매일 글쓰기는 뒤로 밀리기 십상이다. 양치, 세수는 거의 정해진 시간에 하는 루틴인 것처럼 글쓰기도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어떤 날은 글쓰기를 오전에 할 때가 있다. 그런 날은 마치 예방주사를 가장 먼저 맞은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다. 하루 종일 숙제에서 벗어난 기분인데, 또 생각해 보면 내가 글쓰기를 귀찮은 숙제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실행은 시작의 소중한 짝꿍이다.

실행 없는 시작은 작심삼일이 될 확률이 크고, 시작 없는 실행은 의미가 미미하다. 실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시작에 의미를 부여한다. 말로 계획만 세우는 것은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 위에 쌓은 성이다. 바로 휩쓸려 갈 뿐이다.


습관에는 일정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European Jounal of Social Psychology)에서 발표된 런던 대학교 연구팀 조사에 의하면, 새로운 습관을 자동으로 행동하기까지는 총 66일(약 2개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2개월만 노력한다면

자연스러운 내 몸의 습관이 된다는 말이다. 글쓰기도 양치나 세수처럼 매일매일 정해진 루틴이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글의 품질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우리가 타이슨의 경기상대가 되는 일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럴듯한 계획과 두 달 정도의 습관이 더해진다면 의미 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제대로 의미있게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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