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는 국민가게 브랜드다.
2024년 기준 직영점 1,022개, 가맹점 497개로 총 1,519개를 운영 중이며, 균일가숍으로는 매출이 3조가 되는 대형기업으로 성장했다. 불황 속 고속성장을 해온 다이소는 많은 풍파를 이겨내면서 우리 곁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장의 위치나 직영 여부,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는지만 전국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매장 구성과 상품이 거의 동일하다. 이는 균일한 쇼핑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면서, 획일적이라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만약 다이소가 전국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공간이 된다면 어떨까? 다이소의 새로운 내일을 상상해 본다.
수도권 집중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소멸이 심화되며 청년들은 로컬을 떠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로컬에서 활동하는 청년 창업가, 크리에이터, 아티스트들이 지역 활성화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로컬의 자원을 통한 사업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다시 사람을 유입시켜 인구소멸 문제를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노력이 지금도 진행형이다.
각 지역에는 다양한 로컬 자원이 존재한다. 자연자원, 인적자원, 관광자원, 로컬의 정체성 등이 그것인데, 이런 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이 있다. 이런 상품이 다이소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입점하면 아마 이럴 것이다.
· 제주 다이소: 제주 감귤잼, 돌하르방 굿즈, 제주 스타트업 화장품 등
· 부산 다이소: 해양 디자인 굿즈,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구류 등
· 전주 다이소: 한옥 감성의 인테리어 소품, 수제 공예품 등
· 강원 다이소: 감자빵, 강원도 한지 문구류 등
이런 팝업스토어가 생긴다면, 다이소의 고객층도 추가된다.
지금까지는 지역주민이 가장 크고 유일한 고객이었지만, 로컬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주요 고객층으로 유입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고객 역시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은 희귀성이 있다. 기존 로컬 상품들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고,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가 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생활용품균일점에서 지역문화와 경제를 함께 살리는 플랫폼으로서 다이소가 기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이소의 주요 사업 파트너는 중소 수입브랜드다. 하지만 다이소의 검증된 유통망과 높은 접근성이라면, 지역 청년 사업가, 아티스트, 스타트업의 새로운 사업파트너를 안을 수 있다. 로컬 기반 기업의 상품도 얼마든지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없다.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은 자체 매장을 운영하기 어렵거나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 이들에게 다이소라는 플랫폼은 가장 효과적인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본격적인 다이소와의 협업도 가능하다. 아예 새로운 자매 브랜드를 론칭할 수도 있다. 이 매장에서는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한 문구류, 인테리어 제품, 특산품을 활용한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기존 다이소의 가성비 중심 철학은 유지하면서도, 보다 차별화된 감성과 로컬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다이소는 작지만 강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인 매장을 기반으로 로컬 창업가와 제조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전국 매장에 납품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이 필요했지만, 로컬 다이소라면 보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도 입점이 가능하다. 만약 신생 기업이 한 번 입점하여 주목받으면,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다이소가 이런 시도를 통해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한다면, 기존의 중국 OEM 제품 중심 구조를 넘어 국내 중소기업 및 청년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선한 의미의 비즈니스 모델플랫폼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생활용품점이 아닌, 로컬과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다이소.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