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습이다.
이런 표현을 하면, 상대방 표정이 어떨지 눈에 선하다. 냉동인간 아니면, 징역형을 20년 정도 살고 나온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알잘딱깔센, 킹받다, 억텐, 긁, 스불재 같은 말을 회사에서 부장님이 한다면 그것도 좀 이상할까? 나이에 안 맞는 옷을 입는 철없는 아재 취급을 당할지도...
신조어나 줄임말은 딱 그 시대를 반영한다.
신조어는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밈(Meme) 문화에서 빠르게 형성되어, 짧고 강렬한 표현으로 감정을 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는 같은 의미를 공유하는 집단내 결집력을 모으는 역할도 어느 정도 수행한다. 너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임의로 줄인 약자를 모른다고 사람을 따 돌리면 안 된다.
신조어나 줄임말은 엄연히 수명이 있다.
처음에 예를 든 안습, 뇌피셜, 창렬, 갑분싸 같은 표현은 이제 거의 쓰이지 않는다.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청춘사업'은 연애를, '얼짱'은 잘생긴 사람을, '겜방'은 오락실, '따봉'은 최고의 의미, '코쟁이'는 서양인, '초딩, 중딩, 고딩'은 각 급 학교 학생을, '공주병'등이 유행이었지만, 어느덧 과거의 일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과 시대를 반영하는 말은 태어나고 사용되다 없어진다.
언어의 한계가 곧 사고의 한계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은 명료하다. 언어를 구사하는 영역의 넓이가 한 사람의 사고의 한계라는 것이다. 유행어나 줄임말등은 당시 사고방식과 문화를 담고 있다. 언어 자체가 그렇다. 오래된 예전 필름에서 녹음한 100여 년 전 사람들의 대화는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오래전으로 가면 어떨까? 우연히 보게 된 어느 유튜브의 클립에서 재미있는 가설을 만날 수 있었다. 만약, 조선시대로 돌아가면 말이 통할까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것인데, 과거로 갈수록 생소한 표현이나 억양 등을 가정하고 만든 영상이었다.
https://youtu.be/uGDDyMWHJtg?si=KxKMYZO7dKT9_Vcw
말은 효율성을 추구한다.
과거에도 자연스럽게 말을 줄이거나 당시에 어울리는 표현을 했을 것이다. 사회 변화와 기술발전에 따라 새로운 줄임말은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언어의 붕괴등으로 너무 확장해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였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기도 하고, 또 어떤 표현들은 여전히 남아서 사용될 것이다. 언어는 살아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