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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위원이 좋아하는 사업계획서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자

by 송기연

사업계획서의 첫 번째 독자는 바로 창업자 자신이다.

사업 아이디어와 문제 인식, 솔루션이 중요한 틀을 이루며, 여기에 시장 조사, 분석 자료, 진행 일정과 목표 등이 결합된다. 머릿속에서 구상한 내용이 글로 정리되면서 창업자는 더욱 명확한 방향 설정과 세부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이는 사업을 실행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과정이다.


지원사업계획서는 누가 볼까?

지원사업을 신청할 경우, 사업계획서의 주요 독자는 선정 평가를 담당하는 운영기관 및 평가위원이다. 평가위원들은 수많은 지원서를 검토해야 하며, 사업계획서의 충실성은 기본적인 요구 사항이다. 그러나 단순히 충실한 계획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평가위원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나 관심 영역이 다를 수 있으며, 그들의 관점에서 설득력 있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계획서는 절대평가가 아니다.

사업계획서는 운전면허시험처럼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합격하는 절대평가가 아니다. 지원사업은 상대평가이며,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따라서 평가위원을 설득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사업계획서의 기본적인 완성도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1. 제목을 명확하게 작성하라

사업계획서의 제목만 보고도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인지 서비스인지, 해결하려는 문제와 그 솔루션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1인 가구의 안전한 중고거래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처럼 핵심 고객, 문제, 해결방안을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무조건 두괄식으로 구성이다

평가위원들은 장황한 설명을 일일이 읽지 않는다. 따라서 핵심 내용을 앞부분에 배치하는 두괄식 구성이 필수적이다. 특히, 요약 페이지(1장 분량)에 모든 핵심 내용을 담아야 한다. 평가위원들이 가장 먼저 보고,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3. 글자보다는 표, 표보다는 그림이다

텍스트가 길어질수록 가독성이 떨어진다. 정량적 데이터는 표로 정리하고, 핵심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도식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경쟁 시장 및 경쟁자 분석에서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식화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식화는 동그라미 3~4개를 활용하여 솔루션과 수익 흐름을 간결하게 표현하면 된다.


4. 창업자의 성의를 보여라

아이디어만 적어 놓은 사업계획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창업자의 의지와 실행력을 증명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허 출원, 펀딩 진행, 관련 경험, 협력사 및 전문가 네트워크 확보 여부 등이 중요하다. 창업자의 노력과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평가위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5. 보증인을 확보하라

아직 실행되지 않은 사업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따라서 사업의 근거가 되는 문제나 사회적 필요성을 공식적인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지원사업 선정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협력사나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지원사업은 초기 창업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을 받는 것은 일종의 특혜이며,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특히, 선정 이후에는 경과보고 및 행정업무가 추가되며, 이는 창업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그러나 지원사업에 도전하려면 게임의 룰을 이해해야 한다. 평가위원들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각자의 성향과 평가 방식이 다를 수 있으며, 운도 일정 부분 작용한다. 하지만, 사업계획서의 핵심 내용이 탄탄하다면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업계획서는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사업을 현실화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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