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나는 외계인 영화를 좋아한다.
현실적이지 않아서 좋고, 다양한 주제로 표현되는 풍부함이 좋다. 국민학교 시절 ET와 브이(V), 정말 좋아했던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에일리언, 스타워즈, 맨인블랙 등 정말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끝이 없다. 그중에서 지난주에 아소 소소한 외계인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포스터부터 미묘했다.
저 또렷하게 보이는 후지산과 외계인 출몰주의라는 카피와 안어울리는 키요미(이치카와 미카코)라니.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저 소재들을 어떻게 결합했을지 궁금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는 정말 극단적이다.
양극단 중에서 슴슴한 영화를 좋아한다. 내가 봤던 가장 극단의 슴슴함은 '안경(2007)'이었다. 그 유명한 카모메식당의 아줌마 고바야시 사토미와 모타이 마사코가 나온... 딱히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는 슴슴 그 자체였다. 하지만 평양냉면의 맛이랄까 가끔 생각하는 그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외계인'드라마 주인공이라니.. 게다가 저 빨간 옷의 주인공과 뒤의 후지산, UFO는 범접할 수 없는 감성이다.
HOT SPOT에는 외계인이 나온다.
그러니 외계인 드라마가 맞다. 하지만 출몰한 외계인은 그리 위험하지 않은 심심한 외계인이다. 사소하고 조그만 이야기가 일상처럼 그냥 이어진다. 하지만 이상하게 끌린다. 이게 일드의 맛인가. 후지산이 잘 보이는 호텔이 주 배경이어서 눈요기는 드라마 내내 제대로다. 이런 뷰의 호텔이 실제로 있다면 문전성시일 것이다.
아주 슴슴한 외계인 드라마지만 재밌다.
5화까지 오면서 외계인의 능력이 발휘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을 보는 것도 아주 흥미롭다. 어쩌면 내 주위에도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의 관점이라면 내 주위에는 한 트럭의 외계인들이 존재한다.
소소하고 슴슴하다 못해 하찮은(?) 외계인 드라마.
HOT SPOT의 에피소드는 총 10회다. 묘하게 다음 회차가 궁금하지만 아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좋은 외계인 드라마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