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이 될 상인가
침대만 과학이 아니다.
엄연히 다양한 영역에 과학이 존재한다. 그중 오늘 나눌 얘기는 인상 혹은 관상이라고 불리는, 즉 얼굴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케이스를 우리는 생활속에서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마흔이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했다고 알려졌으나 실은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한다.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살아왔던 자신의 삶이 모두 얼굴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꼭 마흔이었을까. 링컨 대통령의 재임시기는 1861년 3월 4일부터 1865년 4월 15일이다. 이 시기 세계는 산업혁명의 격동기 중간에 있었다. 과거에 비해 수명도 비약적으로 커진 시대다. 18~19세기(산업혁명기) 유럽과 미국의 평균수명은 대략 35~40세였다. 조금씩 평균 연령은 늘어나서 영국에서는 1781~1851년 사이 평균수명이 35세에서 40세로 소폭 증가했다. 1900년 미국도 약 47세였으나, 평균 수명은 높은 유아 사망률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성인까지 생존한 사람들은 60~70세까지 사는 경우도 많았다.
이 시기 우리는 조선 25대 철종과 26대 고종의 재위시기였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당시 조선의 평균 수명은 약 35세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기준으로 마흔, 40세는 인생을 마무리 하는 나이다. 한 평생 살아온 인생의 마지막 얼굴로 그 사람의 인생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것은 나름 논리적 추론이다. 2025년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7~84.53세로 예측된다. 150여년만에 인류의 수명은 2배로 늘었다. 이제 마흔은 그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저 말은 나름 유효하다.
이제 마흔은 인생에 있어 딱 반환점 정도가 되는 지점이다. 기대수명 83세를 기준으로 보면 이제까지 살아온 전반 40년과 후반 40년이 나뉘는 시기다. 얼굴에 드러난 인상은 수많은 감정을 표현했던 얼굴 근육들의 흔적이다. 지질학의 화석과 암반이 아주 오래전 존재의 모든 것을 말해주듯, 한 사람의 얼굴에는 그가 살아왔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젊고 잘생기고 예쁜것은 한 순간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선하고 좋은 인상을 구분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사회적 가면을 쓴다고 해도, 좋은 시술과 화장품으로 가린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상에 대한 선입견은 여지없이 들어 맞는다. 그러니 과학이라 부를만 하다.
나는 마흔의 반환점을 진즉 넘었다.
한 번씩 거울을 보면 노화의 흔적외에 내 인상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주변인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좀 그렇다. 나를 자주 보는 사람들 역시 나와의 관계때문에 날것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통의 사람은 누구나 가진 현상이다. 그래서 우리의 인상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보여지는 지 알기 어렵다. 다만 짐작 정도는 어느정도 할 수 있다.
전반기 마흔은 넘었지만 앞으로 후반기 마흔이 남아 있다.
이후에도 세월의 흔적은 내 몸 구석구석에 켜켜이 더 쌓여만 갈 것이다. 지금까지 쌓았던 인상이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앞으로의 마흔은 조금이라도 더 웃고 미소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으로 남기를 바라고 바란다.
우리 다 같이 미소 한 번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