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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글쓰기 능력

디자인의 효과적인 표현방식

by 송기연

디자이너에게는 표현력이 중요한 요소다.

표현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의도, 기능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가시화해 내는 힘이다. 이것은 타자와 소통하기 위함이다. 가시화해서 소통이 가능한 표현력은 디자인에서 중요한 능력이다. 어떤 추상적인 의도와 생각을 어떻게 가시화하느냐에 따라 디자인의 수용자가 받아들이는 관점과 감정이 달라진다. 소통의 방법에는 말도 있다. 말 역시 여러 표현방식 중 하나지만 즉시적인 장점이 있는 반면 휘발성이라는 단점 역시도 명확하다. 디자인을 말로 설명할 수도 있으나 명확하게 생각을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디자인 표현은 주로 시각에 의존한다.

시각은 인간의 어떤 감각보다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기관이다. 약 90% 정도의 정보가 시각을 통해 뇌에 전달된다. 정보량이 많은 만큼 오류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게슈탈트 현상은 시각적으로 수용된 정보에 오류를 포함한 다양한 이견을 만들어 낸다. 정확한 표현을 통한 소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콘텍스트가 필요하다. 시각을 통한 정보전달과 의사소통은 은유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글쓰기는 다르다.

속도측면에서는 말하기보다 못하고 전해지는 자극은 시각보다 덜하다. 하지만 말보다 정제되고 시각보다 직접적으로 생각과 의사가 전달된다. 글을 통한 의사전달은 생각의 최종본인 셈이다. 디자이너가 지금까지 유일한 수단이라 생각했던 시각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명확한 의사전달이 필요하다면 글을 통한 방식을 제안해 본다.


디자이너는 특히 글을 써야 한다.

글쓰기도 운동과 같다. 효율적인 글쓰기를 위해서는 신체 각 부분에 필요한 근육이 있어야 한다. 글쓰기 초보부터 숙련자에 이르는 과정은 그림실력을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명확한 목표와 부단한 노력이 병행되면 그림실력처럼 글쓰기 능력도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디자인을 말이 아닌 글로 설명할 기회는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통해 디자인을 설명한다는 것은 디자인콘셉트 표현의 가장 상위 버전이다. 디자이너가 어떤 영감에서 디자인을 진행해 왔고, 그 과정에는 어떤 사고의 전환이 있었는지를 논리적으로, 감성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최종 정리된 디자인에 대한 생각과 의도를 머릿속에서 꺼내서 전달한다. 이것은 누구보다 디자이너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점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의도와 생각, 감정을 텍스트로 시각화하는 것, 이것도 디자인이다.


글쓰기는 디자인과 닮았다.

소통과 공유를 위해 표현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다양한 디자이너의 표현능력은 조형적 시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표현도구인 글쓰기는 디자인의 진심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려준다. 다양한 방식과 무궁무진한 표현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디자인에 대해 글로 정리해 보자.


롸잇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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