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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시즌3(약스포)

by 송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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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오징어게임 시즌3을 봤다.

한동안 넷플릭스 구독을 하지 않았던 터라 봐야 할 콘텐츠가 아주 많았지만 첫 선택은 오징어게임이었다. 이 시리즈의 결말은 본의 아니게 여기저기서 스포를 당한지라 어떻게 결론에 이를지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의 말 대로 몇 가지 스핀오프를 위한 떡밥이 보였다. 한국 콘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파는 오히려 해외 관객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서 처음 알게 된 아기를 위해 아들을 죽이고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노모, 애써 발견한 탈출구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가려다 죽은 현주, 아이를 살리기 위해 또한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기훈 등이 그렇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확장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딱지우먼은 그냥 보험용일 수도 있으며, 프런트맨의 스핀오프도 기대로만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은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가능성을 알린 작품이다. 이를 통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상투적 표현이 사실임을 알린 것은 큰 성과다.


우리는 돈 앞에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분명히 돈은 아주 편리한 도구이며 누구나 갈망하는 것이다. 수백 억원이라는 금액은 눈으로 보더라도 비현실적인 숫자라서 와닿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돈에 목숨을 건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그대로 이야기로 풀어낸, 더군다나 아주 한국적인 콘텐츠로 풀어낸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가치는 평가가 힘든 수준이다. 재미를 위한 콘텐츠지만 나에게 저 정도 금액의 돈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어디까지 욕심을 부릴 수 있을까.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배우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성기훈으로 분한 배우 이정재는 이후 미국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인 마스터 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1 이후 출연한 미국 토크쇼에서 배우 이정재에게 했던 질문은 인상적이었다. 자고 나니 스타가 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이었는데 우리에게는 원래 스타였던 이정재가 그들에게 신선하게 보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여러 영화에서 우리에게는 청춘스타였던 그가 이제는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다. 내 일이 아닌데도 뿌듯한 감정이 느껴진다. 이 시리즈를 통해 출연했던 많은 배우들이 주목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스타인 몇몇 배우들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옮아갈 것이다. 또한 우리의 관점과는 다르게 개성 있는 여러 조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폭삭 속았수다의 제니 엄마를 찾은 재미도 쏠쏠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 작가, 촬영, 후보정 등 많은 한국 콘텐츠가 세계기준이 되는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오징어게임은 어릴 때 많이 하던 놀이였다.

레트로가 유니크가 되는 시대에는 개성과 신선함이 무기다. 오징어게임도 운과 실력의 결과다. 넷플릭스 콘텐츠 중에는 좋은 시도가 많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블랙미러, 러브데스로봇, 오츠스튜디오 시리즈 등은 매너리즘에 빠진 뇌에 좋은 자극이 된다.


오늘은 뭘 또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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