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차, 100일 차, 1,000일 차로 가자!!
작심삼일이란 말은 참 대단한 표현이다.
사람의 의지가 얼마나 짧은 시간 내에 꺾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데 한 편으로는 참 자존심 상하는 말 아닌가. 뭔가를 결심한 마음이 채 3일을 유지 못한다는 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3일이면 72시간이다. 하루 8시간 정도를 잔다고 했을 때 깨어 있는 시간은 약 50시간 정도 된다. 금연, 다이어트, 공부, 운동 등에 대한 결심이 채 50시간을 못 넘는다는 말이 아닌가. 또한 인간은 항상 지혜로워서 50시간을 못 버틴 아주 타당한 근거를 반드시 찾아내고야 만다. 3일을 못 채우는 것과 3년을 넘어가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담배를 끊은 지 이제 23년째다.
금연은 습관이며 버티는 것이다. 한 번 피웠던 경험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몸에서는 니코틴이 모두 빠져나간 지 제법 되었지만 머리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 번에 금연에 성공한 것 같은데 아마 그렇지 않았을 거다. 몇 번의 실패와 도전을 반복한 끝에 지금은 완전히 금연 상태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애초에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것이다. 지금은? 참고 있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사실 운동이 얼마나 하기 싫은가? 노동과 무엇이 다른가. 귀찮고 힘들고 번거롭기만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운동을 해야 하는 수십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현실을 애써 부정하거나 혹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나 조건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운동과 비교해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가치도 스스로 부여하게 된다.
한 번 다짐하면 세상 자체가 바뀌는 사람이 있다.
나도 이번에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 출장을 5일 정도 다녀왔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기에 거기 가서도 일과가 끝나면 운동해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은 뻔하다. 단 하루도 운동하지 않았다. 반바지를 입고 숙소 밖까지는 나왔으나 이내 편의점으로 향했다. 마침 비도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고, 스포츠 양말을 챙겨가지 못해서 정장양말 상태였다. 들고 나온 핸드폰과 키, 카드를 넣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달리기를 하기 어려웠다. 이 얼마나 타당한 이유들이란 말인가. 당시 나는 운동할 수 없는 상황을 원망했다. 해석은 내가 한 것인데 애꿎은 날씨와 양말, 갈 곳 잃은 스마트폰과 방의 키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결심은 쉽다.
특별한 행동 없이 마음만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결심의 가장 큰 장점은 나만 안다는 것이다. 꾸준한 행동을 위해 결심을 주변 사람에게 말하라고 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하는 처참한 실행력을 걱정하고 또 나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 때문이라도 주변 사람에게 나의 굳은 결심을 얘기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그렇게 조용히 하루 이틀 만에 사라지는 금연, 다이어트, 운동, 공부 등의 결심이 사라져 간다. 마치 어벤저스에서 타노스의 손가락 튕김으로 우주의 반이 사라지듯.
결국 문제는 삼일이 아니라 오늘이다.
내일보다는 지금 당장 오늘이 중요하다. 뭐든 하루를 버티면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된다. 누구나 다 알지만 누구도 잘 지키지 못한다. 그래서 결심에는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 3일의 아슬아슬한 결심의 퍼레이드의 가장 첫출발을 담당하는 오늘, 바로 이 순간 말이다.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곡 아니겠는가. 항상 현재는 중요한 축으로 분류된다.
작심삼일을 120번 정도만 하면 1년이 후딱 지나간다.
이중에 언젠가는 롱런으로 이어지겠지라는 낙관적 생각도 좋다. 아무렴 아무런 결심이나 다짐도 없는 삶 보다야 훨씬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이다.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다 보면 언젠가 뭐 하나는 걸려들지 않겠는가. 나도 삶을 돌아보면 금연과 자격증 공부 근래에는 글쓰기와 책 읽기, 크로스핏이 삼일을 훨씬 넘어 안정적인 습관의 세계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의 이런 습관에서 우러나온 행동도 어느 순간 담을 쌓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무너지고, 그 속도에는 가속이 붙는다는 것을.
오늘 하루가 제일 중요하다.
삼일로 가기 위한 오늘은 전체의 1/3이다. 그리고, 뭔가 갈망하고 원하는 것을 3일 정도 참아낸다면 그동안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롱런이 어렵지 않다. 출장 이후 퉁퉁 불은 얼굴과 배에 붙은 살을 좀 깎아야겠다. 그래서 나도 오늘 새롭게 결심했다. 당분간 저녁식사를 줄이거나 아예 안 먹을 생각이다. 기존 크로스핏과 움직임은 그대로 둔다면 효율은 떨어지더라도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작심삼일을 깨고 다음 주부터가 아닌 지금부터 시작이다.
추석대목을 앞둔 어마어마한 시기에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다이어트든 결심이든 항상 첫 시작은 지금이고 오늘이다. 최소한 3일은 넘겨봐야지 않겠는가? 나름 마인드셋을 취하려 한다.
다 아는 맛이다, 다 아는 맛이다, 다 아는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