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주연만 존재합니다.
간혹 물어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디자인이 주연이 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기술, 제조, 마케팅, 유통에 밀려서 디자인은 판매를 위한 조연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그것이고, 앞으로의 바람이기도 하고요. 근래, "디자인 주도"라고 시작되는 지원사업을 보면 우리가 바랬던 디자인이 주연이 되는 세상이 조금씩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볼까요.
우리가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의 콘텐츠에서는 주연과 조연, 단역의 역할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긴 합니다. 우리가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비중이 크고, 주목을 받는 캐릭터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실제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인생이라면 말이지요. 누구나 자신만의 우주에서 살아갑니다. 지금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지만, 지금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주연도, 그의 입장에서는 그가 주연입니다.
조연도, 그의 입장에서는 그가 주연입니다.
단역도, 그의 입장에서는 그가 주연입니다.
자기 아이가 합주단에서 연주를 할 때 메인 악기가 있지만, 다른 아이가 눈에 들어오겠어요?
아이도 여러 명 속에서 연주를 하지만 엄마 아빠가 관객석에 있다는 생각에 나머지는 다 조연이 되어버립니다.
디자인 역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제품 속에서, 서비스 속에서, 상징 속에서, 포장 속에서, 환경 속에서, 건물 속에서, 정책 속에서 주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위치에서 최선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겁니다.
대사가 한 두어 마디 더해진다고 해서, 각 자의 인생이 조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이 마케팅만을 위한 수단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카메라에 안 보인다고 해서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디자인은 언제나 주연이었습니다.
기술도, 마케팅도, 유통도, 품질도 모두 모두 주연입니다.
팀 플레이에서는 누가 튀는 것보다 융합이 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해야 승리에 가까워집니다. 스포츠처럼 단순히 승패가 나오는 것이 아닌 산업계에서는 더욱더 그렇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