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교수님들, 정신 좀 차립시다

by 송기연

뻔하지 않은 시대가 왔습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간 1991년도에는 뻔한 시대였습니다. 무거운 엉덩이와 세심한 손기술, 밤을 새울 수 있는 체력만 있으면 직장이 보장되었지요. 교수님들의 수업 패턴도 대동소이했고, 학생들의 실력도 눈에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어느 정도까지의 미래는 눈에 보이던 때였습니다.


대학이 중요하고 교수가 대우받던 시기는 정보의 독점 때문이었습니다.

대학도서관에 많은 정보가 있고, 교수는 그 정보와 지식(학문까지) 미리 섭렵한 지식이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은 권력과 사회적 지위로 이어졌습니다. 반복되는 숙련기술과 미적 감각으로 포장된 주관적 의견이 힘을 가질 때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 유지는 되고 있다고 봅니다.


작금의 시대는 과거처럼 미래가 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기술은 발전하고, 트렌드는 미친 듯이 바뀝니다. 어느 것 하나 손에 들어오는 미래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취업을 지상과제로 삼은 대학의 몇몇 학과는 더 이상 대학(大學)을 하지 않습니다. 취업준비기관입니다. 그럴 수 있지요. 모두가 학문을 할 순 없으니까요. 학문할 사람은 하고, 기술이나 정보를 익혀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학문을 정보와 기술 수준으로 익히면 됩니다.


문제는 세상만 바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디자인을 하는 몇 학과와 몇 교수님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멀리 가는 시대를 바라보면서 과거에 머물고 있습니다. 90년대를 기준으로 보면, 뭐 그렇다고 해도 크게 표시도 안 나고 큰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못 쫓아가면 할 수 있는 게 없지요. 특히, 디자인과 같은 응용분야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것을 체득해야 합니다. 체득이 안되면 열린 마음으로 전문가들과 협업해야지요. 가만히 과거에만 머물고 있으니 피해는 학생들한테만 갑니다.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탓, 학과 탓, 교수 탓은 하기 쉽습니다. 그건 예전부터 있던 일상입니다.

그런다고 현재의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습니다. 나의 취업이나 미래를 위해서 타인이 열과 성을 가지고 뭔가를 해주지는 않습니다. 그걸 생각한다면, 항상 머릿속에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단편적이거나 스킬 영역의 정보는 유튜브에 충분히 존재합니다. 커뮤니티를 통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외부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그것만이 살 길입니다. 나중에 남 탓을 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지요.


격변의 시기입니다. 잘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개인의지가 있다면 말이지요.

그리고, 교수님들도.. 몇몇 소수의 교수님들은 정말 할많하않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소수의 교수님들 덕분에 디자인학계가 잘 이어가고 있으며, 말씀하시는 단편에서 평생 가는 영감을 받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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