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2, 기대와 아쉬움 사이(스포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스포 유)

by 송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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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다양성은 기술의 발전 못지않은 다양성의 결과이다.

한때 방화라고 불리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던 때와 비교해보면 놀랄만한 문화의 힘을 보이고 있다.

박훈정 감독의 마녀는 분명, 그중에서도 신선한 콘텐츠를 가진 이야기다.


2편의 투자사가 철수했든, 배우가 신인이든 이런 매력적인 소재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녀 1의 김다미도 무명 아니었던가. 분명 신선한 소재였고, 재밌는 전개였으며 시원한 액션이었다.

마녀 2에 대한 평가가 서로 나뉘는 가운데, 직접 작은 상영관을 찾았고 다 보고 나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기대와 아쉬움 사이의 그 무엇인가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대중문화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평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몇 가지 아쉬움과 기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마녀 3도 분명 극장에서 볼 것이기 때문에.


1. 스토리 전개


분명 마녀 1은 어디선가 본 듯한 스토리(강화인간, 생체실험, 복수)지만 한국적 배경에서 충분히 유니크하고 호쾌했다. 별다른 기대감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배우 김다미 역시 이 영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드라마에 캐스팅되면서 연기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른바 스타일리시 액션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솔로 액션 무비는 한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마블의 SF 식 액션이 청소년 관람가라고 하면, 여기에 조금 더 수위를 더하고 한국적 스토리를 입혔을 때 나타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2편에서는 혹시 외부적 요인 때문이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이 조금 버거워 보였다.


관객은 영화라는 허구의 이야기를 받아들인 상태에서 관람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 내러티브 등을 통해 조금씩 스토리에 공감하고, 나중에는 그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녀 2는 편집 상 등장인물들의 판에 박힌 대사와 표현들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둥둥 떠 있는 느낌을 주게 한다.


- 초반에 거의 말 수가 없던 소녀(신시아 분)는 왜 후반부에 가서 그렇게 발랄한 소녀 캐릭터가 되는가?

- 경희(박은빈 분)가 납치 중 구해준 소녀(신시아 분)를 집으로 데려오는가? 그 광경을 봤음에도.

- 경희(박은빈 분)는 용두(진구 분)가 계속 쳐들어올 것을 아는데 장총(사냥용)만 믿고 아무 대책이 없는가?

- 변박(차순배 분)은 소녀(신시아 분)를 치료하면서 봤던 기이한 현상을 그냥 그렇게 쉽게 넘어가는가?

- 소녀(신시아 분)가 경희(박은빈 분) 집에 와서 옷 주는 장면을 왜 그렇게 길게 편집했을까? 무언가 등장인물

들 사이에서의 교감이나 감정의 교환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 눈앞에서 총을 겨누고 대치하는 장면 역시 팽팽한 긴장감이나, 겁에 질린 경희(박은빈 분)의 마음이 와닿지 않는다.


2. 약간은 과한 설정


투자자나 코로나 문제로 해외 로케를 못 갔다는 것이 마녀의 세계관을 좁히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마치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은데, 해외와 분간이 쉽게 가지 않는 설정들은 약간 과한 느낌이 든다. 토우들과의 마지막 결투신에서는 강화인간들의 액션이 관객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빨라서 시작과 결과 정도만 알 수 있었다. 영화가 거듭될수록 더 강한 액션,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겠지만 액션이 과해지면 그만큼 그래픽도 과해져야 하는 부담감이 함께 할 것이다. 뭐든지 적당했으면 한다. 지금의 마녀 세계관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마녀 1에서 김다미가 보여준 능력 대비, 마녀 2 신시아의 능력은 훨씬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이를 3편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긴 하다.


- 경희(박은빈 분)의 집이 마치 외국의 농가같이 생긴 설정과 경희의 픽업트럭(물론, 외국 생활하다가 귀국했 다면 이삿짐 형태로 가져왔을 수도 있다)

- 조현(서은수 분)과 톰(저스틴 하비)의 욕 대사. 영화 끝까지 봐도 굳이 둘이 왜 그리 욕 대사를 할까 싶다.

- 수입자동차는 마녀의 세계관이 글로벌하다는 관점과 강화인간들이 한국으로 모인다는 점에서는 쏘쏘.

- 백(조민수 분)이 있는 연구소(집?)가 어디 감춰진 곳이 아닌 어벤저스 본부처럼 드러난 곳에 있다는 점

(그러고 보면, 어벤저스 본부도 어디 숨어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데.. 영화적 설정 정도일까 싶음)


3. 마녀에 대한 기대감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언더월드를 넘어 마블의 블랙위도우 등 전통적인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이 마녀에게는 있다. 이 세계관은 유사한 스핀오프로도 확대될 수 있고, 좀비물과는 또 다른 K콘텐츠의 영역으로 얼마든지 확장 가능하다고 본다. 너무 큰 기대감은 제작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 주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나 생각 말고,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셨으면 한다. 스포츠에서도 항상 힘을 빼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리적으로 힘을 빼란 얘기가 아닌 것은 다 알 것이다. 좋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기분 좋은 일이다. 마녀 3이 개봉하고 나서 3개의 영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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