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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Jan 16. 2023

워케이션 열풍 속으로

워케이션이 가능한 대상

  워케이션이 그야말로 열풍이다. 

코로나는 많은 것을 바꿔놓고 또, 가속화시켰다. 미래가 조금 일찍 우리 곁으로 왔다. 워케이션은 원격근무의 본격버전으로 보기에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워케이션의 보랏빛 미래를 얘기한다. 맞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한 IT기술은 다른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고, 현재를 포함한 가까운 미래 직장의 형태는 모르긴 해도 워케이션이 중요한 유형을 차지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모든 것은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상적으로만 생각할 때 한 단계를 더 깊이 내려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이런 성향은 이후 실제로 워케이션에 참여하거나 혹은 기획,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인사이트를 준다. 




워케이션 대상


워케이션의 대상은 아주 명확하다. 모든 직종에서 워케이션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당연한 말이다. 사실, 워케이션은 어느 한정된 직종과 직군에서만 가능한 한정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를 모든 MZ세대에 가능하다고 하면 안 된다. 모든 고등학교 졸업자가 수능을 보는 것이 아니듯이. 우선 다음의 몇 가지 조건에 해당되어야 워케이션 대상이 될 것이다. 


1)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직군) 일 것

모든 직종이 원격근무가 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일부 직종만이 원격으로만 근무가 가능하다. 이른바 현장직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근무내용과 결과가 데이터로 저장이 가능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하드웨어는 컴퓨터를 쓰고, 특정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결과를 데이터로 전송 및 저장가능한 직종이란 말이다. 정확히 이런 직종이 전체의 몇  % 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수많은 현장업무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즉, 업무를 진행하는데 많은 유관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고 현장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근래 디자인업무는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디지털화가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디자인은 워케이션이 가능한 직종이다.


2)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직군) 일 것 + 어느 정도 독자적 업무진행이 가능할 것

제 아무리 컴퓨터, 프로그램, 데이터화가 가능하다고는 해도 오롯이 혼자 일하는 직종은 드물다.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절대적이라고 하더라도 일정 부분에서는 협업이 필요하다. 물론, 발전된 통신기술을 통해서 이것도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디자인계에서도 멋들어지게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창의적인 업무영역을 담당하는 팀원이 존재하겠지만, 그 순간은 일부일 것이다. 어느 정도 독자적 업무진행이 가능하더라도 일정 부분 역시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며, 이는 감당가능한 수준에서 충분히 해소될 것이다. 


3)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직군) 일 것 + 어느 정도 독자적 업무진행이 가능할 것 + 적합한 조직일 것

워케이션은 아직까지는 보편적 개념이 아니다. 그래서, 참여하는 조직원도, 실행하는 기업이나 조직 역시도 시험적 시도이다. 개방적 태도와 예산이 동시에 충족되고, 조직문화도 필요하다. 이런 여러 가지 조건들이 교집합으로 작용하려면 조직의 조건이 적합해야 한다. 대기업이거나 개방적인 스타트업이라는 특정한 조건들과 함께 조직예산도 충족해야 하고, 최종결정권자와 타 조직원들의 개방적 마인드 역시 함께 요구된다. 자원은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모든 조직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기업은 영리 추구 기관이기에 투자대비 효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가하는 조직원이 보는 관점과 조직이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관점이 다르면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다. 단순히 비용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원과의 형평성, 이후 지속성, 진행에 따른 성과율 피드백 등 풀어야 할 난제가 가득이다. 




  여행을 가는 사람은 휴양이나 휴식이 주요 목적이지만, 나머지 여행 관련 종사자는 직장의 일이다. 그리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휴식"의 개념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여행도 관광이 목적인 사람도 있고, 휴양이 목적인 사람도 있다. 그리고, 애매하게 휴양과 관광이 섞인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여행시기에 따라, 목적지에 따라, 목적에 따라, 여행파트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워케이션 역시 휴양형, 관광형 그 외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단순화시킨 MBTI처럼 워케이션도 사람에 따라 동일한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저마다 다르지 않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유명 휴양지를 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적 드문 교외를 원하기도 한다. 액티비티가 있어야 하기도 하고, 명상프로그램만으로도 만족하기도 한다. 휴가지에서 예의 들뜬 마음은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전문가는 디테일에서 구분된다. 일반적인 사고보다 한 단계, 두 단계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개념이겠지만, 그 개념이 경험되는 현상에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많은 접점(Touch point)이 있다. 눈에 보이는 접점이 있고, 더 깊이 들어가면 많은 조력자나 시스템이 그 접점이 이루어지게 계획하고 지원한다. 하나의 커다란 체계가 단계적으로 작용해야 비로소 워케이션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이 기능하게 된다. 이를 위해 관광, 창업, 디자인, 숙박, 행정, 회계 등 많은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결국, 워케이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좋은 경험이 기획했던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획과 시행, 개선활동이 필요하다. 그래야 좋은 워케이션이 가능하다. 


알지 않나. 백조의 우아한 물 위 유영아래에는 남몰래 빠르게 움직이는 물갈퀴질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워케이셔너(Workationer)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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